▲ LG 정우영은 7회 무사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가 지켜온, 지키려고 노력했던 원칙에서 벗어난 경기 운영이었다.  

LG 트윈스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선발 김윤식이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 7회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맞은 2루타를 포함해도 6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김윤식이 내려간 뒤 LG는 총력전을 펼쳤다. 엔트리에 불펜 투수 9명이 있었지만 3이닝을 막기 위해 2명만 기용했다. 정우영이 1⅓이닝을, 고우석이 1⅔이닝을 책임졌다. 정우영은 25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3일째, 고우석은 26일에 이어 2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정우영 기용은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었다. 

멀티 이닝은 가능하지만 연투는 자제하고, 3일 연투는 없게 했다. 실제로 27일 경기 전까지 정우영의 3일 연투는 지난해 4월 16일부터 18일까지가 유일했다. 

25일부터 27일 3경기 연속 등판은 지난해 7월 어깨 부상 뒤로는 첫 3일 연투다. 

▲ 8회 1사 만루에서 교체되는 정우영. ⓒ 잠실, 곽혜미 기자
지난달 21일 kt전 대역전패의 여파일 수 있다. 당시 LG는 7회초까지 8-1로 앞서다 7회말 8점을 내줬다. 9회초 김용의의 극적인 동점 홈런은 9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kt)의 끝내기 홈런에 완전히 묻혔다. 

7회 김대현-최성훈-최동환이 나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진해수가 아웃카운트 1개를 겨우 잡았다. 7회를 끝낸 선수는 정우영이었다. 결국 정우영은 1⅔이닝을 던져야 했다. 

정우영은 지난해부터 LG 불펜에서 가장 많은 116⅔이닝을 던졌다. 10개 구단 불펜 투수를 통틀어도 kt 주권(119⅔이닝) 다음으로 많다. 대신 등판 경기 수는 9위다. 

LG가 정우영의 과부하 논란에 대처하는 방식은 연투 자제와 투구 수 관리였다. 그런데 정우영은 27일 31구를 던졌다. 올해 30구 이상 투구는 4번째다. 이틀 연투하면서 30구 이상 던진 경기는 27일이 처음이며, 지난해에는 한 번도 없었다. 

컨디셔닝 파트에서 몸 상태를 확실히 점검한 뒤에 등판 가능 여부를 투수 파트에 알리는 과정이 있고, 예전처럼 등판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1년 넘게 지켰던 원칙이 깨진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모두에게 똑같은 기준은 없다. 투구 수나 이닝으로 혹사 여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진짜 문제는 3일 연투 후에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데 있다. 정우영은 8회 몸에 맞는 공 2개와 볼넷 1개로 주자만 쌓아둔 채 교체됐다. 2-0 리드를 지키려던 판단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뻔했다. 

스포티비뉴스=점실, 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