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타석에서 장재영을 넘어선 이가 없었다. 첫 경기였던 포항제철고전을 제외하고 모두 타석으로 들어섰던 장재영은 5경기에서 타율 0.579(19타수 11안타) 3홈런 12타점 6득점으로 맹활약하고 4관왕으로 등극했다.
경기 후 장재영은 자신이 받은 트로피 4개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승 트로피까지 더해 5개의 전리품을 두고 기념사진을 남긴 장재영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협회 주관 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3학년 동기들은 물론 후배들에게 값진 선물을 안길 수 있어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직전 청룡기에서 투수로 나와 0.1이닝 동안 4사구를 4개나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던 장재영은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 타석에선 고교 무대 첫 홈런을 포함해 맹타를 휘둘렀고, 마운드에선 서울고와 준결승전에서 4이닝 1안타 2볼넷 6삼진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장재영은 “졸업 전에는 꼭 홈런을 쳐보고 싶었는데 목표가 이뤄졌다. 사실 투수보다는 타자로서 뛰기가 어렵다. 그래서 스트레스카 많았는데 타석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만 장재영으로선 이번 대회 마무리가 조금은 아쉬웠다. 13-4로 앞선 9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한 장재영은 안타 3개를 내주면서 2실점했기 때문이다.장재영은 “직구로 삼진을 잡겠다는 의욕이 컸다. 변화구를 섞어 던졌어야 했는데 욕심이 앞섰다”고 숨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실점은 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당당함도 내비쳤다.
고교 무대 마지막 우승이 될지도 모르는 이날을 추억하기 위해 장재영은 그라운드 이곳저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정윤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3학년 동기생들과 1~2학년 후배들이 장재영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 도중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1차지명까지 받아 기쁨이 배가 된 장재영은 “3년간 지도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우승이라는 선물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또, 후배들에게도 우승 기운을 안기게 돼 뿌듯하다. 혹여 전국대회 정상을 밟지 못하고 졸업하게 될까 걱정이 컸는데 이제야 후련하다”고 웃은 뒤 이내 동료들 곁으로 돌아갔다.
스포티비뉴스=횡성, 고봉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