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최고의 투수로 강한 인상을 남긴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kt 대형 신인 소형준(19)은 비로 취소된 2일 수원 롯데전을 앞두고 8월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후보에는 오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후보에 올랐으니 받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게 사실이다”고 웃었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한 번쯤 욕심을 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물론 수상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MVP 선정은 기자단 투표와 팬 투표를 일정 비율로 계산해 이뤄진다. 경쟁자들도 쟁쟁하다. 특히 타자 쪽에서는 나성범(NC)의 8월 기세가 가공할 만했다. 나성범은 8월 23경기에서 타율 0.371, 9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82를 기록했다. 다른 후보들도 나름대로 자기 성적을 뽐낸다. 

하지만 수상과는 별개로 소형준이 8월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렵다. 한 차례 조정과 휴식을 거쳐 7월 11일 1군에 재등록된 소형준은 이후 7경기에서 40⅔이닝을 던지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99라는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거뒀다. 밸런스를 다시 잡고, 컷패스트볼을 연마하며 한층 더 안정감을 찾았다는 칭찬을 받는다. 고졸 신인이 이런 안정감을 보여주는 것도 참 오래간만의 일이다.

8월도 좋았다. 소형준은 거의 모든 지표에서 리그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5경기에서 4승을 기록했고, 28⅔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은 1.57이었다. 8월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2위 케이시 켈리(LG·2.25)와 제법 차이가 난다.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반면, 4자책점 이상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꾸준했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0.198, 피출루율은 0.296, 피OPS는 0.524였다. 역시 이 또한 리그 1위다. 애런 브룩스(KIA·0.537), 켈리(0.583), 채드벨(한화·0.588) 등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상대가 누군지도 한 번 봐 달라”고 강조했다. 하위권인 SK와 2경기가 있긴 했지만, 나머지 세 경기는 리그 상위권 팀인 두산·NC·LG와 싸웠다. 최정상급 타격을 보유한 세 팀과 승부에서 고전하는 것 같으면서도 실점은 최소화하며 강심장까지 선보였다. 공식 MVP라는 상은 없을지 몰라도, kt 팬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MVP였다. 한편으로는 신인왕을 굳히는 한 달이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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