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박용택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가을에는 팬들 앞에서 야구 해야죠. 우승할 건데요."

LG 트윈스 베테랑 박용택(41)은 올해 '우승'이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뱉는다. 그만큼 동료들의 기량을 믿어서고, 계속해서 언급하면 동료들이 정상을 보고 달리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박용택은 2002년부터 입은 LG 유니폼을 올해를 끝으로 벗기로 결심하고 시즌을 맞이했다. 그래서 더 우승이 간절했다. 

박용택은 시즌을 앞두고 만났을 때 "개인 기록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내게 가장 남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니까 우승뿐이었다. 개인 기록은 몰라도 우승은 영원히 남으니까. 올해 내가 어떤 개인 기록을 세워도 박용택이라는 선수는 안 바뀐다. 하지만, 우승은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LG는 박용택의 바람대로 신바람 야구를 하고 있다. 57승40패2무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와는 단 2경기차다. 3일 잠실 NC전은 8회 박용택이 역전 3점 홈런을 날려 6-5로 이겼고, LG는 6연승을 질주했다. 

박용택은 "이 정도 짜릿함을 느껴본 게 참 오랜만이다. 내 홈런이 어쩌면 팀의 힘을 반증하는 것일 수 있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역전 홈런을 치고 돌아온 박용택은 더그아웃에서 양팔을 흔드는 춤을 추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이 또한 최근 LG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누가 탈춤 같다고 하더라(웃음). (김)현수가 주장으로서 그런 분위기를 정말 잘 맞춰준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예전과 달라서 눈치를 안 본다. 분위기를 따라가다 보면 41살도 탈춤을 춰야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 3일 역전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박용택이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곽혜미 기자
박용택은 지난 6월 24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49일 동안 이탈한 적이 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한 달 동안 재활하면서 기사를 보면 분명 우리는 상위권과 더 가까운데,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팀과 더 자주 묶이더라. 이 정도면 이제는 상위권과 묶어줘도 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 라인업을 보면 야구를 진짜 가장 잘할 나이다. 1군 경험을 할 만큼 했고, 변수가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투수는 정말 베테랑들하고 젊은 투수들의 조화가 전체적으로 괜찮고, 그런 분위기가 여러 가지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우승 발언이 설레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이런 기사가 자주 나갈수록 선수들이 힘을 낸다고 생각한다. 댓글이 있을 때는 무서워서 안 보긴 했지만(웃음), 우승을 언급하면 어떤 선수든 다 좋아한다. 숨길 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금 박용택은 마지막이 다가오는 게 아깝지 않다고 했다. "양쪽 팔꿈치에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나선다. 테니스 엘보라고 하는데, 손가락으로 잡기도 쉽지 않다. 보호대로 눌러주면 그나마 통증이 전달이 안 된다. 그렇게 뛰고 있다(웃음). 모든 관절이 다 5% 정도 남은 느낌이 든다. 마음이야 60~70살까지 하고 싶지만, 몸이 쉽지 않다. 우리끼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는 골고루 몸 다 쓰고 간다'고 한다. 관절을 다 쓰고 은퇴하겠다. 계산해보니 얼추 11월 말까지 (관절을) 쓰면 끝날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포스트시즌에는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길 바랐다. 박용택은 "어느 누가 팬 없이 마지막 시즌을 치른다고 생각하겠나. 모든 국민이 코로나 방역 협조를 잘해서 좋아지길 바란다. 야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또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아지길 바란다. 가을에는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해야 한다. 우승할 거니까"라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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