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이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결승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탈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분위기 따라가다 보면 41살도 탈춤 춰야 합니다."

LG 트윈스 베테랑 박용택(41)은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6-5 역전승을 이끄는 3점포를 날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양팔을 하늘로 찌르며 빙글 돌았는데, 박용택의 이 춤을 본 주변 사람들은 "탈춤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혹을 훌쩍 넘긴 베테랑도,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도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게 요즘 LG의 분위기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지난달부터 감지됐다. 8월 승률 0.667 (16승8패1무)로 선두에 오르며 5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최근에는 6연승을 질주하며 4일 현재 시즌 성적 57승40패2무를 기록하고 있다. 1위 NC 다이노스와 2경기차, 2위 키움 히어로즈와는 1.5경기차다. 

자꾸 이기니 흥이 날 수밖에 없다. 주장 김현수(32)가 밝은 분위기를 이끈 공도 컸다. 지난달 28일 상무에서 제대하고 복귀한 3루수 양석환(29)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많이 시끄러워졌다. (입대 전에는) 성적이 왔다 갔다 해서 분위기가 좋았다가 기죽기도 했다. 올해는 그런 게 없이 꾸준히 좋고 밝은 분위기인 것 같다. 그 안에서 또 좋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 확실히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형들도 파이팅을 많이 하니까 어린 선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좋은 순환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용택 역시 "(김)현수가 주장으로서 여러 가지 분위기를 정말 잘 맞춰준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예전과 달라서 눈치를 안 본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LG 트윈스의 중심을 잡는 주장 김현수 ⓒ 잠실, 곽혜미 기자
▲ 브이 세리머니를 하는 LG 트윈스 홍창기 ⓒ 잠실, 곽혜미 기자
단순히 밝은 분위기가 성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김현수와 로베르토 라모스가 중심을 잡고 있는 타선의 화력이 첫 번째다. LG는 팀 홈런 111개와 타점 556개로 모두 리그 2위, OPS는 0.797로 3위에 올라 있다. 라모스가 30홈런, 김현수가 20홈런으로 팀 홈런의 절반 가까이 책임졌다. 유강남이 13개로 팀 내 3위에 올랐고, 오지환(9개) 채은성(9개) 이형종(8개) 등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터트려줬다. 

양석환은 "군대에 있을 때 다른 팀 경기도 많이 봤지만, 우리 팀도 다른 팀 못지않게 좋은 타선이라고 생각했다. (김)현수 형과 라모스가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운드도 탄탄한 편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4.46으로 2위다.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중심을 잡으면서 차우찬이 없는 동안 이민호, 정찬헌, 김윤식, 임찬규 등이 돌아가며 자기 몫을 해줬다. 불펜은 고우석, 정우영, 송은범, 진해수, 이정용, 최성훈 등이 뒷문을 잘 닫아줬다. 

류중일 LG 감독은 "요즘은 (송)은범이가 잘해주고 있다. 은범이가 지금 페이스가 좋다"고 따로 칭찬했다.

선수들은 이제 "목표는 1위"라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그래도 되는 결과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박용택은 "(앞으로) 나보다는 애들이 인터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매일 LG 선수 누군가가 인터뷰를 했으면"이라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매일 이겨 인터뷰하는 수훈 선수가 나오면, 언젠가 LG는 정상에 있을 것이란 뜻이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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