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이후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제이미 로맥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SK 타선은 올 시즌 거의 모든 지표에서 리그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3일 현재 팀 타율은 0.253으로 리그 9위, 팀 OPS(출루율+장타율) 0.716으로 역시 9위다. 95개의 홈런도 리그 평균 수준이다. 홈런 군단은 위용은 이미 작별을 고했다. 

역사적인 타격 침체를 겪고 있는 한화가 10위에 있어서 그렇지, SK 타선도 고개를 들 만한 성적은 아니다. 팀 OPS 0.716은, 당장 2018년으로 시계를 되돌려보면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였다. 지난해에도 팀 OPS에서 리그 평균과 거의 비슷했던 SK 타선은 올해 리그 평균과 0.046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8월 이후로 따지면 지표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 이 기간 팀 타율(.278)은 리그 평균(.273)보다 소폭 높고, 팀 OPS(.789) 또한 리그 평균(.761)을 상회한다. 문제는 타선의 기복, 그리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부진이다. 이 기간 팀 출루율(.368)이 리그 2위임에도 불구하고 득점은 그만큼 안 나오는 이유다. 뭔가 혈이 꽉 막혀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3일 수원 kt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K는 이날 8안타 5볼넷을 기록하고도 2점에 그쳤다. 1일 인천 LG전도 그랬다. 10안타 6볼넷으로 16차례 출루하고도 득점은 5점에 머물렀다. 누군가 잘하면 누군가 못하고, 부진했던 선수가 살아나면 그전에 잘했던 선수가 부진하는 등 계속해서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SK는 이 꽉 막힌 타선의 해결사로 타일러 화이트를 기대하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자신의 장점은 확실히 보여줬다. 마이너리그는 폭격 수준이었다. 2경기 만에 투구에 손을 맞아 오른손 검지 미세 골절이라는 불운을 맛보기도 했는데 일단 복귀 준비는 순조롭다. 염경엽 SK 감독은 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라이브 배팅을 했는데 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돌아와도 적응에는 다소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화이트가 자기 몫을 한다면 타선의 응집력과 폭발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인다. 퍼즐이 조각조각 나서 그렇지, 지금 퍼즐 개개인의 타격감이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화이트의 가세로 재계약 실적이 급해진 제이미 로맥은 8월 이후 25경기에서 타율 0.329, OPS 1.018을 기록하며 살아났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고종욱도 이 기간 타율 0.352로 뚜렷한 타격감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김성현(23경기 타율 0.353), 김강민(17경기 타율 0.375)도 좋은 성적이다. 최정 한동민이 다소 주춤하지만 이들은 타율과 별개로 출루율이 모두 4할에 가깝다. 여전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들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화이트가 돌아오면 주로 지명타자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머지 선수들의 포지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어차피 SK가 2021년 반등하려면 침체에 빠진 타선에서 실마리를 반드시 찾고 시즌을 마무리해야 한다. 승리는 둘째로 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를 물고 늘어지기 위해서도 타선의 힘이 필요하다. 화이트가 돌아왔을 때 적절한 타순 구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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