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외국인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4일 사직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앞으로 선발 등판이 10차례 정도 남았다. 최대한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스 댄 스트레일리는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막중한 임무를 지녔다. 직전 1차전에서 3-6으로 패한 터라 이날 경기마저 내주면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 3연패 중인 7위 롯데로선 연패가 길어질 수 있었고, 또 6위 KIA와 격차가 3.5게임까지 늘어날 위기였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1회초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공 9개를 던진 뒤 중전안타를 맞았고, 이후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1사 2루로 몰렸다. 그리고 최형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위기는 계속됐다. 김민식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유민상과 볼카운트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았다. 다시 9구 승부 끝 볼넷. 다행히 오선우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스트레일리의 1회 투구수는 이미 34개까지 치솟은 뒤였다.

그러나 스트레일리답지 않는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스트레일리는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KIA 타선을 잠재웠다. 2회와 3회, 4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선두타자 홍종표에게 우전 2루타를 내준 5회 역시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백미는 7회였다. 유민상과 오선우 홍종표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속 145㎞ 안팎의 직구와 130㎞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120㎞대 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 롯데 외국인투수 댄 스트레일리.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정확히 100구를 채운 스트레일리의 7이닝 4안타 6삼진 1실점 역투를 앞세워 9-7 승리를 거두고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KBO리그 대표 에이스 반열로 올라섰다.

또 한 번 연패 탈출의 선봉장을 맡은 스트레일리였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롯데가 어려울 때마다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구원군 노릇을 했다. 4연패 중이던 5월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하고 8-3 승리를 이끌었고, 각각 2연패 중이던 7월 8일 한화 이글스전과 7월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과 6이닝 1실점 역투로 승리를 견인했다.

롯데는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5연패 이상의 깊은 터널로 빠지지 않으면서 중위권 싸움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연패마다 에이스 노릇을 해준 스트레일리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10승을 달성해서 기쁘다. 그런데 더 기쁜 대목은 팀이 그만큼 더 많이 이길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2이닝까지 50구를 던진 뒤 7이닝까지 책임진 경기가 많이 있었다. 그럴 때는 삼진 대신 맞춰 잡는 승부를 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다승 부문에서 다소 뒤처진 스트레일리는 “앞으로 선발등판이 10차례 정도 남았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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