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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의 특별한 과외 선생님… ‘위기의’ 로맥이 보여준 품격

작성일: 2020.09.12 05:4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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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의 두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왼쪽)과 타일러 화이트 ⓒ한희재 기자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회 한 타자가 친 타구가 좌익수 옆으로 구르는 안타가 됐다. 이 안타의 의미를 알고 있는 한화 선수들은 공을 3루 측의 SK 더그아웃에 넘겼다. ‘첫 안타 기념구’였다. 주인공은 SK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30)였다.

SK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입단한 화이트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1군 첫 안타를 신고했다. 2회 한화 선발 장시환을 상대로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려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1군 4경기, 10번째 타석 만에 만든 신고식이었다. 기세를 탄 화이트는 3-0으로 앞선 6회 무사 1루에서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중앙 담장을 맞히는 대형 2루타로 멀티히트 및 KBO 첫 장타·타점도 신고했다.

사실 화이트는 입단 후 여러모로 불운한 점이 있었다. 자가격리 2주를 끝냈는데 막상 퓨처스리그(2군) 경기가 많이 없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실전 경험을 거의 쌓지 못한 화이트로서는 타격감을 올리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1군 두 번째 경기였던 8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투구에 오른손 검지를 맞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적응에 아주 귀한 시간이 될 수 있었던 보름을 또 날렸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 안타를 쳐내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은 덜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과외 선생님’이 있었다. 타격감 저하에 KBO리그의 낯선 환경에 어려움을 겪던 화이트에게 조언을 건넨 선수는 바로 제이미 로맥(35)이었다.

화이트는 11일 경기 후 “특별히 개별적으로 공부했다기 보다는 팀에서 제공해 준 전력분석 자료를 봤다. 그러나 투수들은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인데 로맥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로맥은 대부분의 한국 투수들을 상대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각 투수마다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전력분석 자료도 도움이 되지만, 비슷한 경로를 거친 동료의 살아있는 조언은 그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참고서가 된다. 둘 사이에는 언어 장벽이 없어 더 생생하게 와 닿을 수 있기도 하다. 물론 100% 로맥 덕이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언제든지 자신의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동료의 존재는 심리적으로 든든할 수밖에 없다. 화이트도 첫 안타 이후 이런 고마움을 잊지 않은 것이다.

이 과외가 더 아름다워보이는 이유는 사실 두 선수가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다. 올해 여러 여건상 두 명의 외국인 타자 체제로 가고 있을 뿐, SK는 내년에 외국인 투수 둘을 선발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고 실제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로맥이든 화이트든 둘 중 하나는 계약을 하지 못하고, 어쩌면 둘 다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 

검증된 로맥에게 우선권이 있는 것 같지만, 로맥 또한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올해 103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을 쳤으나 타율이 0.276로 다소 저조하다. 베스팅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충족시키기는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자’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한 로맥은 그간 자신이 보여줬던 따뜻한 동료애와 품격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고액 연봉자인 로맥 또한 올 시즌 성적에 책임감을 느끼고, 입단 후 별 도움이 안 되는 상태에서 팀의 패배를 자주 지켜봐야했던 화이트 또한 팀에 미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화이트 또한 11일 경기 후 “콜업되고 바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 드리는데 오래 걸려서 힘들었다. 이제라도 팀에 도움이 된 것 같고 일원이 된 기분이 들어서 기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 선수가 시너지 효과가 시즌 막판 SK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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