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인터뷰] “매년 유니폼 받을 때 설렌다” 박정배의 '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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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박현철 기자] “어렸을 때부터 전 '종합병원'이라고 불렸어요. 그래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아직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쉽지 않은 야구 인생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자주 다쳤는데 대학 졸업이 가까웠을 때는 낙상으로 발목이 으스러지는 위기까지 왔다. 그러나 누구나 인정하는 성실한 자세로 다시 마운드에 섰고 입단 테스트로 우여곡절 끝에 한 팀의 필승 계투까지 자리 잡았다. 팀의 잇단 전력 공백 속 에 그는 2016년 시즌 마무리 자리를 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유니폼을 받을 때마다 설렌다'며 기뻐한다. SK 와이번스 오른손 투수 박정배(33)는 여전히 겸손하다.
2005년 두산에서 데뷔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2011년 말 방출됐던 박정배는 이만수 전 감독의 배려에 입단 테스트를 거쳐 2012년 SK에 입단했다. 이적 첫해 37경기 4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뒤늦게 가능성을 보인 박정배는 2013년 38경기 5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하며 리그 수준급 셋업맨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초반 전유수-진해수(LG)와 함께 SK 불펜에서 공헌하다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한 박정배는 올 시즌 후반 예상보다 빨리 복귀해 24경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실전 공백을 딛고 돌아와 올린 성적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구속도 140km대 후반까지 올라왔고 스플리터도 날카롭게 떨어졌다. 윤길현(롯데)-정우람(한화)의 잇단 FA(프리에이전트) 이적으로 뒷문 공백이 큰 SK에서 박정배는 내년 시즌 셋업맨이나 마무리로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박정배는 내년 시즌 보직 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선수의 출장 기회는 전적으로 코칭스태프가 부여하기 때문에 자신은 그저 비 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어 캠프에서 준비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대신 박정배는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보며 “지금 프로에서 계속 뛰고 있다는 것도 용하다”며 스스로를 기특하게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위에서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도 하고. 두산에서는 팔꿈치 수술도 하고 지난해에는 어깨 수술도 하고. 그런데 지난해 어깨 수술 하기 전에는 솔직히 많이 고민했어요.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아프다고 빠지게 되면 다시 자리를 잃게 될 텐데. 이제는 가장인 만큼 쉽게 물러서면 안 되는데' 여러 생각들이 겹치더라고요.”
위기가 많았던 선수 생활이다. 구위가 한창 올라왔던 한양대 3학년 때 발목이 거의 부서지는 부상으로 야구 선수로 삶이 불투명했으나 엄청난 노력으로 프로 지명에 성공했다.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크고 작은 부상을 겪다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박정배는 늘 다른 이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반성했다.
“예전에는 제게 오는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 은퇴할 뻔했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매년 새 유니폼을 받을 때마다 설레요. 내년에도 시무식에서 선수 용품, 장비를 받으면 매우 설렐 겁니다. 가족들이 힘을 많이 줬고 동료들도 항상 격려해 줘서 제가 뛸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언제까지 선수로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설레는 마음으로 유니폼을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박정배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재능 많은 젊은 후배들이 좀 더 야구에 절실하게 달려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도 20대 시절 선배들의 충고를 100% 이해하지 못했으나 선배가 된 지금은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 아는 만큼 현실로 체감하기 전 깨닫길 바라는 마음이다.
“힘이 넘치고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을 때는 못 느낄 겁니다. '왜 내게 많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속으로 힘들어 할 때도 많을 거에요. 방황할 수도 있고. 그런데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힘을 발휘할 수 없을 때 '왜 젊었을 때 더 열심히 하지 못했을까'라고 느낄 수 있어요. 그날을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후배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기회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박정배의 애정 어린 한마디였다.
[사진] 박정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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