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국의 야구여행]박용택, 10가지 이별이야기 #6.실패택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실패를 두려워하는 선수가 아니어서 그렇다.”
친구 안치용 해설위원은 박용택이 ‘한국의 안타왕’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통 선수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주저하지만 박용택은 실패를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도전과 변화에 대한 용기가 있다. 박용택이 먼 훗날 지도자가 된다면 자신이 잘한 부분을 지도하는 게 아니라 실패한 부분을 경험을 통해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박용택은 친구의 얘기에 “하긴, 나만큼 실패를 많이 해본 타자도 없을 것”이라며 수긍했다.
홈런을 치기 위해 몸집을 키우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고, 다시 교타자로 돌아가려다 실패의 쓴맛을 만나기도 했다. 2008년까지는 끊임없이 자신의 야구 색깔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었다.

박용택의 말이 틀리지는 않다. 누군가는 단 한 차례 실수로 2군으로 떨어지고, 누군가는 단 한 번의 실패로 영영 유니폼을 벗기도 하니까.
박용택이 실패 속에서도 기회를 계속 잡은 것은 어쩌면 툴(Tool)이 많은 선수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도 부인하지 않는다. 2005년 ‘도루하는 4번 타자’라는 평가 속에 도루왕(43개)을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장타자로 실패하면 교타자로, 교타자로 실패하면 발이라는 강점을 살릴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행운아’가 맞다.
그러나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변화와 도전에 대한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실패를 성공의 에너지로 치환할 수 없다. 우리는 박용택보다 더 좋은 재능을 타고난 선수가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사례를 무수히 봐 왔다. 실패의 동굴에 갇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면 성공의 계단에 올라탈 확률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누구보다 실패를 많이 해 면역이 생겼죠. 그러다 보니 변화와 도전이 두렵지 않더라고요. 타격의 매력에 대해 묻는 분이 많은데 저는 이렇게 말해요. 타격은 실패가 많은 게임이라 더 매력적이라고. 3할에 성공한다면 7할은 실패하는 거잖아요. 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에 안타를 쳤을 때 희열의 크기가 더 크죠.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대학교 때, 프로에서도 타격은 늘 변치 않고 고민거리를 안겨줬어요. 실패에 대한 고민 말이죠. 그렇지만 7할의 실패를 걱정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3할의 성공을 보고 달리는 거죠.”
야구에서나 인생에서나 ‘나쁜 성공’이 있는가 하면 ‘좋은 실패’도 있다. 박용택에게 젊은 날 불청객처럼 찾아온 숱한 실패는 결국 성공의 사다리로 가는 ‘좋은 실패’였던 셈이다.대나무의 마디는 겨울을 나며 생긴 흔적이지만, 대나무는 그 상처 같은 마디를 딛고 자라는 법이다.
#박용택 #엘지트윈스 #안타왕 #은퇴 #이별이야기
<7편에서 계속>
■ '안타왕' 박용택, 10가지 이별이야기?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그 공평한 시간은 야속하게도 우리에게 또 한 명의 레전드와 작별을 강요하고 있다. 2002년 데뷔해 2020년까지 줄무늬 유니폼 하나만을 입고 19시즌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LG 트윈스 박용택(41). 수많은 기록과 추억을 뒤로 한 채 그는 약속대로 곧 우리 곁을 떠난다. 이제 선수로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를 그냥 떠나 보내자니 마음 한구석이 아리고 허전하다. ‘한국의 안타왕’ 박용택이 걸어온 길을 별명에 빗대 은퇴 전 10가지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 연재물은 2018년 월간중앙 기고문과 기자의 SNS에 올린 글을 현 시점에 맞게 10가지 에피소드 형식으로 각색한 것입니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문현빈을 따라다니는 지긋지긋한 그 단어… 너무 잔인한 계절, 트라우마 떨쳐낼까
2026-08-20
-
롯데 160km 파이어볼러, 엔트리 확대되면 볼 수 있을까? 다만 확실한 조건이 달렸다 "잘 해야지"
2026-08-20
-
미국도 “김도영 지켜보는 것만으로 기쁨” 극찬… 쳤다 하면 MLB급 홈런, 비결은 무엇인가
2026-08-20
-
충격의 1이닝 13실점→끝내기 폭투…유망주 육성, 성적 다 포기했나? 도대체 키움의 목표는 뭘까
2026-08-20
-
방출 운명 뻔한데, 보스 이렇게 진심이었을 줄이야…첫 승+물세례에 "너무 좋다, 엄청 좋다"
2026-08-20
-
한화가 돈을 500억 이상 질렀는데, 이게 타선 현주소인가… 치명적 5연패, 멀어지는 5강
2026-08-20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