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정. 제공ㅣ저스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김호정 주연의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며 그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김호정이 걸어온 시간들이 묵직한 감동을 더한다.

김호정은 1999년 영화 ‘침향’으로 데뷔했다. 그 다음해엔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 출연했고, 김호정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건 2001년 영화 ‘나비’다. 김호정은 제54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에 해당하는 청동표범상을 받으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김호정은 '나비'에서 독일에 거주하다 낙태의 고통을 잊고자 망각 바이러스가 출몰하는 한국을 찾은 안나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관객들 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나비’는 당시 ‘젊은 비평가상’의 영예도 함께 안았는데, 김호정의 연기가 현지 언론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덕이 컸다.

이후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즐거운 인생’, ‘조작된 도시’ 등 묵묵히 작품을 이어온 김호정은 다시한번 2014년 영화 ‘화장’을 통해 물오른 연기력을 발휘했다. 죽어가는 아내의 삶을 처절하게, 그리고 치밀할 정도로 완벽하게 표현해 낸 그는 그간의 침묵이 무색할 정도로 온 몸을 던진 메소드 연기로 ‘김호정의 영화다’ 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김호정은 '화장'을 위해 촬영 전부터 캐릭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암환자의 병약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삭발 투혼과 혹독한 체중 감량을 감행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 결과, 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드높였다. 영화 ‘화장’을 접한 스톡홀름 영화제 관계자는 김호정에 대해 “김호정의 가슴 저미는 연기가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특별하게 반추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화장 포스터.

특히 최근에는 영화 ‘프랑스 여자’에서 배우를 꿈꾸며 파리 유학길에 올랐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프랑스인 남편과 만나 정착한 인물 ‘미라’ 역을 소화하며 열정을 내뿜었다. 작품을 위해 불어를 배우고 프랑스인 남편 역할의 배우와 연습을 반복했다는 김호정은 극중 의상도 대부분 자신의 것을 사용하는 등 작품과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끝없는 캐릭터 연구로 실제로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산 듯한 분위기를 표현해내며 섬세한 눈빛과 감정연기와 함께 흡입력 있는 캐릭터를 완성해내어 보는 이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기도 했다.

이는 이번 11월 재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를 가까이 접하지 못했던 많은 팬들이 그의 색다른 연기에 다신 한번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김호정은 얼마 전 신수원 감독의 영화 ‘젊은이의 양지’에서 콜센터 계약직 센터장 ‘이세연’ 역을 맡아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극현실 미스터리로 담아 리얼하게 그려냈다.

카드 연체금을 받으러 갔다가 사라진 후 변사체로 발견 된 한 실습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젊은이의 양지’는 매일같이 날아오는 의문의 단서를 통해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쫓아간다. 김호정은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의 선들을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호연을 펼쳤다.

특히 사회적 문제가 녹아져 있는 이번 작품에서 김호정은 날 것 그대로 드러낸 각각의 인물들 사이에서 피해자이지만 가해자 입장에 서야했던 ‘세연’의 캐릭터를 입체적인 인물로 완벽하게 표현,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신수원 감독 작품은 사회적 문제가 잘 녹아있다. 단순한 악역이라는 접근보다 가해자인 동시에 사회의 피해자라는 양면적인 것을 잘 녹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 김호정. 제공ㅣ저스트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5회 서울독립여화제, 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국내외의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제18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남다른 성과로 김호정의 30주년을 더욱 빛냈다.

김호정은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연극무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MBC ‘검법남녀’, tvN ‘아스달 연대기’, JTBC ‘초콜릿’, SBS ‘하이에나’, 연극 ‘안티고네’, ‘아버지와 아들’, ‘곰의 아내’ 등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통해 폭 넓은 여기 스펙트럼을 가감없이 펼쳐내고 있다.

참여하는 작품마다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깊이 있게 녹여내 주옥같은 연기를 펼쳐 매번 다른 의미의 감동을 전하는 김호정.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단단하게 자신만의 연기 인생을 써내려가는 그는 '연기 인생'을 꿈꾸는 수많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최근 새 파트너 저스트엔터테인먼트와 새 출발을 알린 만큼, 김호정이 30주년을 넘어 어떤 행보를 이어 나갈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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