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 활약을 펼쳤던 두산 오재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가을야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약방의 감초가 바로 ‘미친 선수’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의 표현이다. 베테랑들도 잔뜩 얼어붙는 포스트시즌에선 기세를 가져오는 소위 ‘미친 선수’의 활약이 승부의 흐름을 가를 때가 많다. 대표적인 주인공은 바로 두산 베어스 오재원.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85경기 타율 0.232 5홈런 27타점으로 부진했던 오재원은 직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두산의 플레이오프(PO)행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오재원의 진가는 이처럼 단순한 성적으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허슬 플레이와 상대를 교묘하게 자극하는 역동적인 제스처가 오재원의 숨은 매력이다. 이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다만 올해 처음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kt 위즈는 아직 ‘미친 선수’ 등장이 요원하기만 하다. 일단 포스트시즌 경험을 지닌 선수들이 많지 않다. 야수진에선 유한준과 황재균만 10경기 이상을 소화했을 정도다.

마운드로 눈을 돌리면 경험 부족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원상과 이보근이 각각 11경기와 10경기를 뛰었고, 전유수가 1경기를 경험했다. 나머지 10명의 투수들은 이번 가을야구가 처음이다.

반면 투타 대부분의 선수들이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을 지닌 두산은 이러한 강점을 앞세워 이번 포스트시즌을 순조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LG와 준PO에서 2연승을 거뒀고, 이번 kt와 PO에서도 먼저 2승을 따냈다.

▲ kt 이강철 감독(왼쪽)과 조용호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지켜보고 있다. ⓒ고척, 곽혜미 기자
결국 kt로선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는 미친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기만 하다. 이제 한 경기만 더 내주면 포스트시즌 여정을 마감하는 시점인 만큼 그 필요성은 더욱 높다.

일단 kt 이강철 감독은 10일 2차전 1-4 패배 직후 “우리 선수들은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는 말로 격려를 대신했다.

역대 5전3선승제 PO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준 경우는 16차례 있었다. 이중 리버스 스윕을 거두고 한국시리즈로 오른 경우는 2번뿐이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2009년 SK 와이번스가 두산을 누르고 기적을 만들었다.

과연 벼랑 끝으로 몰린 막내 구단에도 이러한 기적이 찾아올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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