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우가 은퇴 기자회견을 마치며 활짝 웃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10년 넘게 주전으로 뛰는 2루수가 되겠다는 도전정신으로 시작해 최고의 2루수가 됐다는 자부심으로 16년 커리어를 마쳤다. LG 이적 후 첫 인터뷰부터 은퇴 기자회견까지, 정근우는 2루수였다.

정근우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1, 2년 전부터 포지션을 방황하게 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다시 2루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를 보낼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LG로 팀을 옮긴 뒤에도 2루수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2루수로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눈물이 났다"면서 "기회를 받았다는 게 기뻤다. 기죽어 있던 느낌이었는데 다시 열정을 꽃피우고 싶어졌다"고 얘기했다. 

▲ 정근우 ⓒ 곽혜미 기자
류중일 전 감독의 믿음이 정근우를 마지막까지 2루수로 남게 했다. 정근우는 지난해 "감독님이 사투리로 '세칸(세컨드, 2루수) 되지?' 하셔서 '네 됩니다!' 했다"며 밝게 웃었다. 그리고 5월 5일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에 당당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매특허 다이빙캐치도 나왔다. 

비록 '2루수 정근우'의 시계는 마지막 1년을 다 버티지 못했다. 실책 9개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숫자였지만 분명 현실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LG 주전 2루수는 정주현이었다. 

그렇다고 정근우가 지내온 세월과 쌓아온 기록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통산 주 포지션이 2루수인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 0.302를 남겼다. 누적 기록도 화려하다. 2루수로는 안타, 득점, 타점, 루타, 도루, 볼넷 1위에 올라 있다. 홈런은 세 번째로 많다. 

정근우는 "2루를 처음 볼 때 선배들이 내야수로 10년 넘게 뛰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하셨다. 나는 할 거라는 마음으로 뛰었다. 자리를 내주기 싫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2루수로 은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다시 한 번 '2루수 정근우'라는 단어에 힘을 줬다.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라는 말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말에도 정근우는 고민 없이 "맞습니다!"라고 외쳤다. 목소리, 표정, 말투 모두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 임창만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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