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유희관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긴 기다림 끝에 유희관(34, 두산 베어스)의 시간이 왔다. 

유희관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 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두산은 1차전 3-2, 2차전 4-1 승리로 상승세를 타다 3차전에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내고도 2-5로 져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한국시리즈에서 그래도 NC 다이노스와 대등하게 겨뤄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4차전에서 끝을 내야 한다. 3차전에서 끝내고 나흘 휴식을 취한 뒤 한국시리즈 1차전을 맞이하는 시나리오는 어그러졌지만, 두산은 5차전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은 막겠다는 각오다. 

포스트시즌이 시작한 뒤 유희관은 무한 대기 상태였다. 두산은 지난 4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12일 kt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9일 동안 5경기를 치렀다.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 원투펀치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맡았고,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다시 플렉센-최원준-알칸타라 순으로 로테이션이 돌아갔다.

자존심이 상할 법한 결정이었다. 두산은 지난 10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지난달 19일 KIA전) 후 충분히 쉰 유희관 대신 준플레이오프 2경기 모두 불펜으로 나섰던 최원준 카드를 꺼냈다. 최원준이 2⅔이닝 1실점 후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사실상 불펜 데이가 됐다. 김민규(1이닝)-박치국(2이닝)-홍건희(2⅓이닝)-이영하(1이닝)가 무실점으로 이어 던져 4-1로 승리한 덕에 최원준 강판은 크게 조명되지 않았다.

어쨌든 유희관에게도 기회가 왔다. kt 타선은 앞선 2경기에서는 1득점에 그쳤지만, 3차전에서 장단 11안타로 5점을 뽑으며 살아났다. 유희관은 kt 타선의 흐름이 4차전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임무를 맡았다.

유희관은 올해 kt 상대로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5경기에서 1승3패, 22⅓이닝, 평균자책점 6.45에 그쳤다. 고척에서는 1경기에 나서 1패, 5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직전 포스트시즌 등판 기록도 좋지 않다. 지난해 10월 26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이닝 5피안타 1볼넷 6실점(4자책점)으로 고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계속해서 유희관 카드를 쉽게 꺼내지 못한 배경이다. 

이제 유희관이 할 일은 보란 듯이 자기 공을 던지는 것이다. 3차전 패배로 한풀 꺾인 흐름을 바꿔야 한다. 유희관의 어깨에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가 걸려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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