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우완투수 배제성(왼쪽)과 두산 좌완투수 유희관이 한국시리즈 진출의 향방을 걸고 13일 맞대결을 벌인다. ⓒ곽혜미 기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10승 투수들이 결국 플레이오프(PO)의 운명을 쥐게 됐다.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가 각각 10승 대들보를 앞세워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PO 4차전을 벌인다. 운명의 키를 쥔 선장은 kt 배제성(24)과 두산 유희관(34)이다. 올 시즌 나란히 10승을 기록한 우완 영건과 좌완 베테랑의 빅매치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7년 4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은 배제성은 지난해 선발투수로서 처음 주목받았다. 2015년 데뷔 후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첫 승과 함께 10승까지 기록하면서 kt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kt 역대 최초의 10승 국내투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이 의미가 깊었다.

▲ kt 배제성. ⓒ한희재 기자
시속 140㎞대 중후반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그리고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존재감을 알린 배제성. 그러나 올 시즌은 배제성에게 쉬이 10승 고지를 허락하지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구속 저하. 2년 연속 풀타임 소화의 여파로 힘이 조금씩 달렸고, 결국 9월 들어 타점을 낮추는 방향으로 투구폼을 바꿨다. 그러면서 직구 구속이 140㎞ 안팎으로 떨어지게 됐다.

그러나 배제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투구폼 속에서 최적의 릴리스포인트를 찾았고, 결국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배제성이 이제 막 연속 10승의 맛을 느낀 영건이라면, 두산 유희관은 8년 연속 기쁨을 맛본 10승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 두산 유희관. ⓒ한희재 기자
출발은 배제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9년 데뷔 이후 이듬해까지 1승도 챙기지 못했던유희관은 상무 제대 후인 2013년부터 10승 레이스를 시작했다. KBO리그 투수들 가운데 공은 가장 느리지만,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는 페이스는 누구보다 빨랐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0승을 거뒀던 유희관은 올해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2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승리를 챙기고 KBO리그 역대 4번째로 8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처럼 닮은 듯 다르게 kt와 두산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배제성과 유희관. 이제 둘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운명의 맞대결을 벌인다. 배제성은 1승2패로 탈락 위기를 맞고 있는 kt를 살려내야 하고, 유희관은 이번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내야 하는 중책을 짊어졌다. 10승 초보와 10승 달인의 맞대결에서 웃을 주인공은 누가 될까.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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