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박승민 투수코치(왼쪽)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회 강판되는 배제성을 위로하고 있다. ⓒ고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부푼 꿈을 안고 밟은 가을야구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래도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는 충분한 여정이었다.

kt 위즈가 진한 아쉬움 속에서 가을야구 여정을 마쳤다. kt는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0-2로 지고 이번 시리즈를 1승3패로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은 전략 미스가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선발투수 소형준이 6.2이닝 무실점 호투했던 1차전에서의 2-3 패배 이후 kt는 2차전도 1-4로 내줬다. 이후 벼랑 끝에서 임한 3차전을 5-2로 잡았지만, 4차전에서 투수진 운용을 실패하며 0-2로 졌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2월 미국 스프링캠프부터 기나긴 페넌트레이스 그리고 이번 가을야구까지. 어느 때보다 신바람을 내면서 달려온 한 해였기 때문이다.

kt는 2013년 KBO리그의 10번째 막내로 탄생했다. 당시 선풍적으로 일었던 프로야구 붐과 함께였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창단 작업을 시작한 kt. 그러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먼저 출범한 NC 다이노스와 달리 선수단 영입이 만족스럽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우려를 낳았다.

2014년 퓨처스리그 무대를 밟은 kt는 이듬해, 마침내 형님 구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감격의 1군 데뷔전. 그런데 바깥 세상은 현실보다 더 녹록치 않았다. 개막과 함께 11연패를 당했다. 형님들은 kt만 만나면 승리를 위해 기를 썼고, 힘없는 막내는 초라하게 패배의 성적표만 되풀이했다.

▲ 2014년 4월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kt 선수들. ⓒkt 위즈
결국 kt는 2015년을 최하위로 마쳤다. 이듬해 그리고 2017년 역시 결과는 같았다.

2018년 9위로 한 계단 올라선 kt는 결국 변화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두산 수석코치를 지내던 이강철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현역으로서 숱한 경험을 쌓았고, 또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 두산에서 오랜 기간 코치를 역임한 이 감독에게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중책을 안겼다.

이렇게 찾아온 2019년. kt는 마침내 창단 후 처음으로 5할 승률을 기록하면서 희망을 키웠다. 그리고 올 시즌 내내 상위권을 달리면서 포스트시즌 진입 가능성을 키웠다.

남들은 5위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고 했지만, 이강철호 kt는 안주하지 않았다. 10월 레이스까지 힘을 잃지 않으면서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PO 직행 티켓을 따낸 kt가 가을야구에서 처음 만난 상대는 두산이었다. 앞서 5년 연속 KS 진출을 이뤄낸 가을 타짜. 그래도 kt는 두산을 상대로 당당히 싸웠다. 선수들 대부분은 이번 가을야구가 처음이었지만, 주눅 들지 않고 kt만의 야구를 펼쳤다.

kt는 이날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팬들의 힘찬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아쉬움 짙은 지금보다 더 밝은 내일이 있다는 점을 알기에 그 응원의 박수는 더욱 뜨거웠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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