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류중일 감독의 뒤를 이어 LG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감독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사령탑 판도에 ‘새 얼굴’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남은 한화와 키움의 선택이 흥미로워졌다.

새 감독을 찾아야 했던 SK와 LG는 비교적 발 빠르게 차기 감독을 물색했다. SK는 김원형 두산 코치와 2년, LG는 류지현 수석코치와 2년 계약을 맺고 지휘봉을 맡겼다. 내부 사정에 잘 아는 ‘새로운 감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LG에서 선수·코치로 27년을 뛴 류 감독은 말할 것도 없고, 김 감독 또한 SK에서 선수·코치 생활을 해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초보 감독이기는 하지만 큰 위화감 없이 팀에 녹아들 수 있고, 이전 감독과는 색깔이 조금 달라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전임 감독은 이미 직전 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염경엽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었다. 이전에는 성과가 확실한 베테랑 감독을 선택했다면, 이번에는 새 도전을 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다.

현재 8개 팀 감독 중 외국인이라는 특징이 있는 맷 윌리엄스 감독을 제외한 7개 팀 감독 모두가 초임이다. 가장 오랜 기간 감독직을 수행한 김태형 두산 감독마저도 2015년 사령탑 부임 이전에는 감독 경력이 없었다. 이동욱 NC 감독, 이강철 kt 감독도 마찬가지다. 허문회 롯데 감독,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올해 지휘봉을 잡았다. 역시 감독 경력이 처음이다. 여기에 SK와 LG도 동참했다.

SK와 LG도 KBO리그에서 감독 경력이 있는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택하지는 않았다. 의견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하다. 조건이 맞지 않았을 수도, 서로의 생각이 달랐을 수도 있다. 다만 장점도 드러난 만큼, 단점도 충분히 드러났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사령탑에서 좋게 물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은가. 당시의 평가도 참고자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관계자들도 제법 된다. 한편으로 '올드보이'들은 아무래도 경력이 있는 만큼 자신들의 주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게 사실이다. 프런트 야구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해진 최근 흐름도 생각할 수 있다.

특별한 일이 없지 않은 이상, 이제 감독 선임이 남은 것은 한화와 키움이다. 두 팀은 올해 감독(한용덕·손혁)이 사퇴했고 대행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한화는 최근 대표이사를 새로 임명하며 드디어 결정권자 자리가 채워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 감독을 물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키움은 생각보다는 선임 과정이 신중한 편이다. 그러나 마냥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는 만큼 역시 11월이 넘어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화는 이른바 KBO리그 역사에 남을 ‘빅3’(김인식·김응용·김성근) 감독을 모두 선임한 경험이 있다. 지도자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한화만한 팀도 없었다. 하지만 젊은 사장과 단장 체제고, 실패의 경험도 많은 만큼 이번 선택은 조금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은 원래부터 신선한 감독 인사로 화제를 모았던 팀이다. 현재도 내부 인사 위주로 리스트를 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역시 ‘올드보이’는 선택지가 아닐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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