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내야의 최고 유망주 중 하나로 뽑히는 김성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공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나쁜 감은 적중했다. 송구는 1루수의 글러브를 한참 비껴갔다. 모두의 시선이 이 선수에게 쏠렸다. 실책의 중압감. 담담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굳은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SK 내야의 최고 유망주 중 하나로 뽑히는 김성민(19·SK)은 올 시즌 전 목표를 이뤘냐는 질문에 한숨을 내쉬면서 “전혀 못 이뤘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잘된 것보다는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고 하면서 수비 이야기부터 꺼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20년 SK의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을 받은 김성민은 팀이 차세대 유격수로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선수다. 올해 1군 기회도 왔다. 그러나 1군의 벽, 자신의 한계만 느낀 한 해가 됐다고 했다.

김성민은 “1군 출장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안 좋았다. 잘했던 게 하나도 없다”고 1년을 총평했다. 그래도 고졸 신인으로서 1군에서 9경기, 2군에서 50경기를 뛰었다. 타격 성적은 좋았다. 2군 50경기에서 타율 0.283, 2홈런을 기록했다. 1군에서는 데뷔전에서 홈런을 치는 등 타율 0.286, 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89의 성적을 남겼다. 내심 흐뭇할 만했다. 그러나 김성민은 “수비가 너무 안 됐다”고 고개를 저었다.

프로의 벽에 지레짐작 위축된 면이 있었다. 2군부터 송구에 문제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성민은 “프로에 오니 나보다 다 나이가 많으셨다.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고 내 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손이 말리더라. 계속해서 노력했지만 1군에 올라올 때도 다 고쳐진 게 아니었다”고 되돌아봤다. 1군에서는 수비의 문제를 절실하게 느꼈다. 2개의 홈런보다, 2개의 실책이 더 가슴 속에 남았다. 김성민은 “수비는 빵점이었다”고 자책했다.

김성민은 1군 8경기에서 수비는 27이닝을 소화했다. 어쩌면 그 27이닝은 김성민의 야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일 수도 있다.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하는지를 느꼈다. 막연했던 목표는 더 또렷해졌다. 김성민이 인천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서 더 의욕적으로 움직이는 이유다.

다행히 2군에 내려간 뒤 송구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손지환 수비코치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김성민을 돌봤다. 김성민은 “자존심도 상했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2군에 갔는데 손 코치님이 더 챙겨주셨다. 수비를 더 하고 싶으면 할 수 있었고, 야간에도 언제든지 수비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면서 “그러면서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겼다. 2군에 내려간 뒤 실책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스스로 말하길 ‘빵점짜리’ 수비를 고쳐야 한다. 방망이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김성민은 “1군 주전이 되고 싶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수비를 못하면 절대 1군에 못 올라간다는 것을 느꼈다. 수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남은 마무리캠프 기간의 중점을 밝혔다. 좌우 수비 범위와 어깨는 나쁘지 않은 만큼 송구 문제만 해결된다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 SK의 기대다. 내년 이맘때, ‘빵점’이었던 점수가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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