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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LOOK BACK] '대항마였던' SK, 현실은 '비룡 열차'

작성일: 2016.01.03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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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꼭 1년 전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우승 5연패를 막을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팀은 SK 와이번스였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왼손 에이스 김광현이 2년간 팀 잔류를 선택했고 최정, 김강민을 비롯한 내부 FA(프리에이전트)도 모두 잡았다. 신생팀 kt 위즈의 특별 지명 때는 유망주 투수들을 모두 보호하고 자리를 잃은 슬러거 김상현이 이적해 '선방했다'라는 평도 받았다.

SK는 2000년대 후반 왕조를 구축했던 선수들이 대거 남아 있어 명가 재건이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2년 동안 퓨처스팀 감독, 육성 총괄로 일하며 내부 유망주들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인품으로 잘 알려진 김용희 감독까지 선임하며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야구인들은 저마다 SK를 삼성의 대항마로 지목했다. 박희수-박정배의 어깨 부상 이탈 정도가 SK의 약점이었다. 

시즌 뚜껑이 열리자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상근 예비역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왼손 셋업맨 정우람은 철옹성과 같았고 마무리 윤길현은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0년 1라운드 출신 오른손 투수 문광은은 필승 계투로 자리잡는 듯했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부상햇던 김강민의 이탈은 SK의 고민거리였다. 4월 앤드류 브라운, 박정권, 이재원이 유독 4번 타자로 설 때마다 빈타에 허덕인 것은 공격 기복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은 SK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4월 16일 트래비스 밴와트가 넥센과 홈경기에서 박병호의 강습 타구에 발목을 다친 것은 부상 릴레이의 시발점이었다. 5월 윤희상-메릴 켈리-밴와트가 번갈아 로테이션을 거른 사이 롱릴리프였던 채병용, 박종훈이 빈자리를 메웠는데 하필 이것이 계투 부하로 이어졌다.

5월 22~24일 잠실 두산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은 타격이 제법 컸다. 주포 최정의 부상도 SK 코칭스태프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SK의 오뉴월은 힘들었다. 5월 막판 5연패로 주춤한 데 이어 6월에는 한 경기 세 점 이상을 올리기 힘든 빈타로 결정력이 뚝 떨어졌다. 7월 초순 밴와트가 팔 골절상으로 결국 팀을 떠났고 중순에는 김광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순위도 6~7위를 맴돌며 시즌 전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그러다 7월 24일 LG와 3-3 트레이드(정의윤 신재웅 신동훈-임훈 진해수 여건욱)를 했고 여기서 '난세 영웅' 정의윤을 얻었다.

LG 시절 알을 깨지 못한 유망주 정의윤은 SK에 합류한 뒤 동기생 최정과 비슷하게 무게중심을 뒤에 확실히 두고 시원하게 돌리는 스윙으로 바꿨다. 4번 타자들의 연이은 '블랙홀' 현상으로 타선 기복이 컸던 SK는 정의윤을 붙박이 4번으로 세우면서 다시 위력을 찾았다. 대신 믿었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흔들리며 중,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와일드카드 경쟁팀들이던 한화, KIA, 롯데가 같은 시기에 '네가 가라 5위' 식의 경기력을 펼쳐 반사이익을 얻은 감도 있었다.

시즌 막판 김광현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고 2013년 간판 투수 노릇을 하던 왼손 크리스 세든이 예년의 경기력을 회복했다. 여기에 정의윤 가세와 함께 타선이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와일드카드 티켓. 주장 조동화는 미디어데이에서 “잠실에서 올해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으나 SK의 2015년 마지막은 와일드카드 상대인 넥센의 안방, 목동구장에서 치른 와일드카드 경기였다.

2015년 10월 7일 목동구장.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SK는 상대 포수 박동원의 패스트볼 덕택에 4-3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쉽게 얻으면 쉽게 내주는 게 세상의 순리. 11회말 정우람이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동점 2루타를 허용해 4-4가 된 뒤 2사 만루. 박정배는 상대 오른손 타자 윤석민을 뜬공으로 처리하는 듯했다. 그런데 우주의 기운이 쏠린 듯 타구 높이가 이상했다. 낙구 지점은 2루수 쪽이 가까워 보였으나 유격수 김성현이 달려들어 잡으려다 실책으로 이어졌다. 4-5. SK의 2015년은 끝내기 '히 드롭 더 볼'로 끝났다.

SK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제 실력대로 페넌트레이스를 치렀다면, SK의 페넌트레이스 순위는 좀 더 높았을 것이며 가을 야구도 좀 더 늦게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야구에 만약은 없다. 고공 비행할 것 같았던 2015년 비룡은 고꾸라졌다가 올라갔다가 저공 비행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펼치며 달갑지 않은 '비룡 열차'가 되고 말았다.

2015년 말 SK는 FA 시장에서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 정상호(LG)와 이별했고 대신 베테랑 우완 김승회(전 롯데), 오른손 장타자 최승준(전 LG), 투수 유망주 조영우(전 한화)를 영입했다. 조원우 수석 코치는 롯데 신임 감독으로 떠났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사람 좋은 김용희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이 더욱 중요한 SK의 2016년이다.

[영상] 2015 LOOK BACK SK 와이번스 ⓒ SPOTV 제작팀.

[사진] SK의 2015년 마지막 순간 김성현의 실책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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