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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 손승락, 반등 열쇠 '포심-슬라이더'

작성일: 2016.01.12 12: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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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박현철 기자] “성적은 기대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그런데 스피드는 지난해가 더 좋았습니다. 성적이 안 좋았다고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몸으로 보여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롯데 자이언츠의 새 마무리 손승락(34)은 조리 있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지난 2년간 종종 흔들리며 '승락 극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던 손승락은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나쁘지 않았다며 2016년 맹활약을 자신했다. 그러나 주 무기 가운데 하나인 슬라이더 스피드는 조금씩 떨어졌다. 다시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서려는 손승락에게는 빠른 포심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변함없는 슬라이더 위력도 필요하다.

지난해까지 넥센 히어로즈 뒷문지기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손승락은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 후 4년 60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KIA와 롯데가 손승락을 놓고 물밑 경쟁을 펼쳤는데 손승락의 선택은 롯데였다. 롯데는 SK에서 마무리-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윤길현과 손승락을 손에 넣으며 '롯데 시네마 시대' 끝을 노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넥센 마무리로 활약한 손승락은 통산 177세이브로 역대 통산 6위에 올랐다. 빠른 포심 패스트볼은 물론 컷 패스트볼 못지않게 빠른 슬라이더로 히어로즈 뒷문을 지켰던 손승락은 2014년 32세이브를 올렸으나 그답지 않은 평균자책점 4.33으로 흔들렸다. 지난해에도 23세이브를 기록했으나 불안한 투구로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는 조상우에게 마무리 자리를 양보했다.

기록 사이트 STATIZ에 따르면 손승락의 2015년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6km로 1군 무대를 밟은 10개 구단 전체 투수(외국인 투수 포함) 가운데 14위로 빠르다. 50경기 이상 등판한 1군 계투들 가운데 손승락보다 포심 평균 구속이 빨랐던 투수는 이민호(NC), 조상우, 김세현(이상 넥센) 등 20대 광속구 투수들 뿐이다.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성적이 기대에 조금 못 미쳤을 수 있는데 스피드는 지난해가 더 좋았다. 성적이 안 좋았다고 변명은 하지 않겠다. 앞으로 몸으로 보여 드려야 하지 않는가”라고 말한 손승락은 롯데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구단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컸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이야기에 롯데로 마음이 기울었다. 나도 롯데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마무리 투수가 포심 패스트볼만 던질 수는 없는 일. 포심 패스트볼을 받치는 두 번째 무기인 손승락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조금씩 떨어졌다. 2014년 평균 구속 137.2km이던 손승락의 슬라이더 스피드는 지난해 136.7km로 조금 더 떨어졌다. 그래도 보통 투수들 기준으로 손승락의 슬라이더는 여전히 빠르다.

2010년 세이브 왕좌를 놓고 다퉜던 두산 이용찬(상무)은 손승락에게 가장 부러운 점을 묻자 '슬라이더'를 꼽았다. 이용찬은 손승락의 슬라이더에 대해 “승락이 형의 슬라이더는 손쉽게 시속 141~2km 찍는다. 그런데 움직임도 커터 같이 짧고 빠르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통 슬라이더다. 공을 보면 볼수록 '저 공을 어떻게 던지고 타자들은 어떻게 칠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타자들이 가장 두려워한 공 가운데 하나가 손승락의 시속 140km대 슬라이더였다.

지난해 손승락의 포심 패스트볼은 빨랐으나 공략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STATIZ에 따르면 손승락의 포심 패스트볼 구종 가치는 -5.0이다. 평균적인 투수들의 패스트볼에 비해 5점 가량 더 허용했다는 뜻.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는 좋았어도 타자에게 더 위력을 발휘한 손승락의 공은 오히려 구종 가치 3.5의 슬라이더였다. 기본적으로 움직임이 좋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승락이 구위를 잃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의 적절한 투구 분배가 중요하다. 슬라이더 움직임이 여전히 좋다고 예년보다 남발하면 타자들에게 다시 공략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FA로서 롯데 뒷문을 잠그러 온 손승락. 롯데시네마의 '승락 극장' 인수 합병이 아닌 '롯데시네마 사직점 폐업'이 되려면 그의 포심-슬라이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사진]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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