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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김민규>이영하>최원준…"형들이 놀리려고"

작성일: 2021.02.05 13: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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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민규, 이영하, 최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그건 확실히 아니에요. 형들이 놀리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투수 김민규(22)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기분 좋은 희생양(?)이 됐다. 올해 두산 영건들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선발 로테이션은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만 확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남은 3자리를 차지하려는 후보 선수들의 훈련 열기가 뜨겁다.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서열 언급한 선수는 이영하(24)였다. 이영하는 2019년 17승 투수로 맹활약하며 차기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는 부진 속에 5승11패, 6세이브, 132이닝, 평균자책점 4.64에 그쳤다. 시즌 도중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꾸며 변화를 꾀했으나 효과를 보진 못했다. 연봉은 지난해 2억7000만 원에서 올해 1억9000만 원으로 크게 삭감됐다. 

이영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지금 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김)민규보다 아래"로 표현했다. 그는 "나도 나만의 장점이 있고 내 공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마운드에서 못 던지고 있다. 민규는 자기 공을 마운드에서 던졌고, 나는 못 던졌다. 민규를 견제한다기보다는 지금 투수 엔트리에 있는 선수는 다 견제해야 한다. 어느 자리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선발이든 어디든 내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최원준(27)은 "내가 (이)영하보다 아래인 것 같다"고 했다. 최원준은 지난해 대체 선발투수로 10승을 달성하며 팀이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김 감독이 뽑은 시즌 MVP이기도 했다. 최원준은 연봉 59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171.2%가 올라 팀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최원준은 "영하는 나보다 연봉도 높고 원래 잘하는 선수였다. 국가대표도 다녀왔으니까. 지난해 영하랑 같이 방을 쓸 때 많이 힘들어하는 것을 봤다. 성격이 좋아서 내색을 잘 안 하고 끝까지 잘 버틴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잘할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결과적으로 가만히 있던 김민규는 이영하, 최원준보다 위가 됐다. 김민규는 "확실히 그건 아니다. 형들이 놀리려고 그러는 것 같다. 이번 비시즌 때 TV에 한 번 나갔는데 영하 형이 맨날 놀렸다. 형들에게 배울 게 많아서 이것저것 빼먹으려고 하고 있다. 이제 형들에게 말을 붙일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워낙 야구를 잘하는 형들"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김민규는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롱릴리프로 가치를 증명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 감독은 김민규를 한국시리즈까지 중용하며 큰 경험을 쌓게 했다. 짧은 기간 활약이었지만, 구단은 연봉을 지난해 29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올려주며 보상을 했다. 올해는 선발 경쟁 후보로 형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민규는 단기간에 성장한 배경을 묻자 "전반기까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이 내려와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았다. 정재훈 코치님께서 그러면 포크볼을 던져보라고 하셨다. 포크볼은 위에서 던져서 포인트가 일정하니까 제구까지 좋아졌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버리고 포크볼을 장착한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포수 박세혁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김민규는 "한국시리즈 때 마지막으로 선발로 올라갔다가 내려갔을 때 세혁이 형이 '진짜 할 만큼 다 해줬다. 고맙다'고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점수를 줘도 네 잘못이 아니라 형 책임이니까. 형만 보고 자신감 있게 던져 달라고 한다. 국가대표 포수지 않나. 늘 믿고 던지고 있다"고 했다.

김민규는 캠프 동안 두 형을 따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해는 돌이켜보면 정말 경이로웠던 것 같다. 초반에 안 좋았다가 후반기에 점점 좋아지는 게 느껴진 게 가장 좋았다. 올해는 선발을 많이 했던 영하 형, (최)원준이 형을 보고 배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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