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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제주] 안 되면 되게 하라… SK 7인 특공대, 김원형은 ‘무한 감사’

작성일: 2021.02.05 17: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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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신적으로 그라운드를 정비한 직원들의 노력 덕에 SK의 전지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형, 여기서 훈련 못해요”

1월 중순 SK의 제주 서귀포 캠프에 일찍 도착한 SK 선수들은 강창학 야구장의 그라운드 상태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시설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프로 구단이 쓰던 시설이 아니다보니 그라운드 상태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강창학 야구장은 최근까지만 해도 아마추어나 사회인 야구단이 주로 활용했다. 프로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면이 많은 건 사실이었다.

SK는 근래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를 주로 캠프지로 활용했다. 시설이나 날씨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들도 익숙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인천이나 강화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는 없었다. 선수들은 “얼어 죽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SK가 눈을 돌린 곳이 제주였다. 

숙박 시설, 웨이트 시절, 실내연습장, 그리고 선수단 동선 등은 좋았다. 날씨도 괜찮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으니 바로 메인 경기장 그라운드였다. 다른 구단들은 대다수 홈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는 만큼 그라운드 걱정은 특별히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바다를 건너는 SK는 절박했다.

타격 훈련은 문제가 없었다. 외야 잔디도 특별히 나쁜 건 아니었다. 문제는 내야, 수비 훈련이었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으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컸다. 발목․무릎 부상 위험은 물론, 불규칙 바운드는 흉기가 될 수 있었다. 자체 청백전을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두 차례 이상 시설을 꼼꼼하게 답사한 SK의 지상 과제는 딱 하나였다. “다른 건 다 괜찮다, 캠프를 진행할 수 있는 그라운드만 만들어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1월 중순 캠프지를 재차 답사한 류선규 SK 단장은 4명의 직원을 선발해 먼저 제주로 보냈다. 그라운드 정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본 직원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운영팀 한승진 매니저는 “먼저 내려온 선수들이 여기서는 훈련 못한다고 하더라”면서 “반드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떠올렸다.

SK의 부탁을 받은 서귀포시에서 사전 정비는 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았다. 한 매니저는 “정비는 했는데 땅이 협착이 안 됐다. 눈이나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기 일쑤였다”면서 “방법은 (땅의) 바람구멍을 일일이 뚫는 것이었다. 10㎝ 간격으로 촘촘히 뚫었다. 제주에서는 중장비 동원도 쉽지 않았다. 다 사람의 힘으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숙소에 들어오면 그냥 누워서 자기 일쑤였다”고 웃었다.

제주에서 곧 “4명으로는 힘들다”는 SOS 무전이 날아왔다. 류 단장은 프런트 인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고, 제주 현지에서 인력을 더 구해 총 7명의 그라운드 특공대가 결성됐다. 이들이 하루 종일 정비를 하면서 그라운드 사정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망의 2월 1일, “여기서는 훈련 못한다”던 선수들은 이 그라운드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했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공대 정신에 프런트도, 코칭스태프도 한숨을 돌렸다.

휴식일에도 계속 보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라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다음 날 훈련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환경이다. 선수단 휴식일에도 프런트의 토목 공사(?)는 계속된다. 캠프 답사 당시 그라운드 사정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김원형 감독 또한 프런트에 연신 머리를 숙인다. 김 감독도 첫 답사 당시 “그라운드만 되면 다 괜찮을 것 같다”고 했는데, 걱정이 싹 사라졌다.

김 감독은 “구단에서 이렇게 만들어준 것이다. 12월 초에 왔을 때는 자갈밭이었다. 짧은 기간에 직원들이 안전하게 차질 없게 만들어줬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SK 프런트는 30명이 버스로 옮긴 대형 방수포 또한 5명의 힘으로 안전하게 수령해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했다는 후문이다. 만약 SK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글러브 대신 삽을 들고 싸웠던 프런트들은 일등공신으로 기억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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