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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뛰는 이대호… 예비 전설은 ‘4번 타자’를 지킬 수 있을까

작성일: 2021.03.12 08: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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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는 팀의 우승과 개인의 자존심을 모두 지키는 명예로운 마무리를 원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롯데의 에이스라고 하면 작고한 최동원이 생각나듯, 롯데의 4번 타자로 하면 단연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이대호(39)다. 일본과 미국 무대까지 거친 이대호는 KBO리그에서는 오로지 롯데의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통산 1715경기에 나가 타율 0.309, 332홈런, 1243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은퇴한다면 롯데의 영구결번 주인공이자, KBO리그의 전설로 남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래서 더 주목되는 것이 바로 경력의 마무리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년 26억 원에 계약했다. 즉, 이대호에게 남겨진 시간은 2년 정도일 것이라는 추측이 합리성을 갖는다. 이대호도 2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마지막 배수진을 쳤다.

그런 이대호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자존심과 같은 4번 타자를 지킬 수 있을까. 사실 리그를 대표했던 불세출의 홈런 타자들도 끝까지 4번을 지킨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역사상 가장 먼저 300홈런 고지를 밟은 장종훈도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에는 4번이 아닌 5번 타자였다. 동기인 김태균 또한 지난해에는 4번이 아닌 다른 타순에서 뛰는 경우가 더 많았고 결국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144경기 모두에 나가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만 38세 시즌에 이룬 성과였다. 분명 대단하기는 한 타자다. 하지만 OPS(출루율+장타율)는 0.806에 머물렀다. 이대호의 장타율은 2019년 0.435, 2020년 0.452로 4번 타자치고는 특출한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대호 4번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그런 몇몇 의견에도 지난해 이대호를 4번으로 밀어붙였다. 올해도 기본적인 구상은 그렇다. 허 감독은 11일 SSG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괜찮으면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수비(1루수)도 나갈 것이다. 그 외에는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대호가 올해도 타선의 중심을 잡을 것이라 공언했다. 타순으로는 “잘하면 4번이다”고 덧붙였다. 일단 ‘잘하면’ 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이대호가 어느 정도의 공격 생산력만 보여준다면 허 감독도 계속해서 4번에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뚜렷한 노쇠화가 나온다면 마냥 4번에 넣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팀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대호가 하기 나름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4번 포지션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늘 그랬듯 스스로가 증명해야 한다. 

일단 컨디션은 긍정적이다. 허 감독은 “몸을 잘 만들어왔다”고 흐뭇해했다. 이대호는 연습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고 있지만, 계속해서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묵묵히 러닝을 하고, 개인 훈련을 하는 얼굴에서는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이대호가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몇몇 거포 선배들과는 다른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롯데의 향후 2년 성적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질 공산이 크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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