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에는 친구가 없다… 추신수 vs 이대호, 목표에는 한 명만 살아남는다
작성일: 2021.03.25 05: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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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와 이대호는 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2연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만나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눴다. 원정팀인 SSG의 훈련이 시작되자 먼저 훈련을 마무리한 이대호가 직접 3루 측 더그아웃을 찾았다. 추신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튜빙을 하던 추신수는 이대호를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추신수는 “와 이렇게도 다시 만나네…”라며 친구를 반겼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아마도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친구들이다. 초등학교 때 만나 부산 지역을 상징하는 아마추어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두 선수는 프로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이대호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고, 한·미·일 3개 리그에서 모두 뛰었다는 보기 드문 경력을 가진 채 롯데의 상징이 됐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을 뛰며 올스타까지 선정됐다. 그리고 돌고 돌아 이제 KBO리그에서 다시 만났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절친한 사이다. 하지만 이제 곧 시작될 정규시즌에서는 친구의 정은 잠시 접어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할 사이이기도 하다. 동갑내기 슈퍼스타가 한 리그에서 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비교’를 의미하기도 한다. 게다가 롯데와 신세계라는, 재계 라이벌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경력으로나 명성으로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이룰 것을 다 이룬 두 선수는 개인적인 비교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팀의 우승이다.
이대호는 롯데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여전히 1992년이다. 어린 시절부터 롯데를 보고 자란 이대호는 이것이 한으로 남아있다. 오죽했으면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 기간(2년) 중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대호 야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다.
추신수도 다르지 않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를 거쳤으나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 가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몇 차례 있으나 우승 문턱에 가본 적은 없다. 추신수 또한 경력의 마지막에 반드시 반지를 끼고 싶어 한다. SSG와 계약을 맺은 것도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두 선수에게 남은 시간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벌써 우리 나이로 마흔이다. 그래서 더 절박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 팀을 이끌고 일단 우승권으로 가는 것이 급선무다. 친구 사이지만, 사실 순위표에는 친구가 있기 어렵다. 올해 우승팀은 단 하나고, 두 선수 모두 이룰 수는 없거나 두 선수 모두 이루지 못할 수 있다.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세운 두 선수 중 누가 먼저 그 고지에 이를지도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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