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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판 취소→동료 부상→추신수 아웃… 즐거운 모험이 시작됐다

작성일: 2021.04.08 07: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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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인천 SSG전에서 투수 데뷔전을 가진 한화 주현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투구를 준비하던 마운드의 투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감독과 심판들은 뭔가를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연습투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찰나, 주현상(29·한화)은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자신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를 강재민이 이미 달려오고 있었다.

해프닝이었다. 주현상은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1-2로 뒤진 8회 2사 1루 상황에서 출격할 예정이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첫 1군 등판이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화 벤치의 전달 실수로 심판진은 강재민을 통보받은 상황이었다. 규정은 규정이었고, 주현상은 터벅터벅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야 했다. 뭔가 쓸쓸한 뒷모습이었다.

주현상은 7일 “나간다고 준비를 하고 있다가 나갔는데 열 걸음 정도 가서 전광판을 보니 내 이름이 아니더라. 상황이 그렇게 돼서 조금 아쉬웠다”고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기회는 금방 다시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뭔가가 급박하게 진행됐다.

7일 인천 SSG전에서 7회 추신수를 상대하던 문동욱이 2구째를 던지다 허리에 가벼운 통증을 느낀 것이다. 2B 상황에서 누군가는 문동욱을 대신해야 했고, 한화 코칭스태프는 다시 주현상을 호출했다. 주현상으로서는 이번에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7일 경기가 끝난 뒤 “코칭스태프에서 (윤)호솔이랑 저랑 둘 중 하나가 9회에 나갈 것이라 말을 해주셨다. 9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급하게 올라갔다. 그래도 내가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라 차질 없이 준비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필 상대는 추신수, 그것도 2B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현상은 과감했다.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입을 연 주현상은 “3B이 되면 안 되니까 무조건 카운트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결정구라고 생각하고 (직구를) 던졌던 것 같다.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만 했다”고 했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주현상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갔다.

청주고-동아대를 졸업하고 2015년 한화의 2차 7라운드(전체 64순위) 지명을 받은 그의 원래 포지션은 내야수.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내야수로 데뷔 시즌인 2015년 103경기에 나갔다. 성적이야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100경기 이상을 뛴 신인이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한화는 주현상의 강견을 주목했고, 투수로 개조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제야 1군 마운드에서 빛을 보고 있다. 

6일과 7일은 상황은 물론, 2021년 전체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일의 연속이다. 주현상은 “(개막 엔트리 승선은) 전혀 예상 못했다. 스프링캠프에 갈지도 솔직히 생각 못했다. 등록이 안 되어 있던 상태여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는데 캠프 명단에 올라가고,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준비된 주현상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신임을 받았고, 선수 자신의 생각보다 더 빨리 1군 데뷔를 이뤘다. 주현상은 7일 1⅓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투수’로서의 새 인생이 시작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모험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 주현상은 타자 경험이 투수로서의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에서도 “항상 유리한 카운트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좋은 투수다”고 용기를 북돋는다. 주현상도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1군 무대에 힘껏 도전해볼 생각이다. “이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끝날 때까지 좋은 모습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 주현상의 야구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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