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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기백이 돌아왔다… 김원형의 주문, ‘KKK 순삭’에 담긴 의미

작성일: 2021.04.09 09:0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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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 한화전에서 인상적인 정면승부로 11구 3탈삼진을 만들어낸 김태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원형 SSG 감독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하나이자, 코치 경력도 SSG에서 시작했다. 특히 지금 팀의 주축이 된 투수들과는 허물이 없는 사이다. 그런 김 감독은 제주 캠프 당시 김태훈(31·SSG)에게 이색 주문을 하나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뼈가 있었다.

김 감독은 “너한테는 3B-2S는 없다. 2B-2S가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볼 하나의 여유를 생각하지 말고 그만큼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라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김태훈은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닌, 구위로 승부를 하는 투수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마운드 구상에서 ‘왼손 1번’인 이 투수가 자신감과 배짱을 되찾길 바랐다.

김 감독은 김태훈의 지난해 투구에서 부족했던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김태훈은 지난해 자신의 투구 영상을 보고 “창피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단지 많은 안타나 볼넷을 허용해서 그런 게 아니다. 표정에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연신 피해 다니기 바빴다.

2018년 61경기, 2019년 71경기에 나가며 SSG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한 김태훈은 2020년 선발에 도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5이닝을 의식하니 매 이닝 까다로운 승부가 이어졌다. 2019년 평균 145㎞에 이르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0.6㎞까지 미끄러졌다. 물론 선발 전향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전반적으로 빠른 공의 위력이 떨어진 것은 분명했다. 그러다보니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덩달아 죽었다.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 자신이 공을 던지는 느낌, 그리고 타자들이 대처하는 모습까지 뭔가 모든 게 잘못되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뒤 자신감이 떨어졌다. 1·2군을 오가면서 뭔가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시즌이 그대로 끝났다. 오프시즌에는 자진해 심리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컸다. 시련의 계절이었다.

그런 김태훈이 점차 공에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겨울 동안 혹독한 체중 감량을 한 김태훈은 한결 가벼운 몸과 더 부드러워진 투구폼으로 마운드에 섰다. 확실히 중심이동이 원활해졌다. 뭔가 끊기는 감이 있었던 지난해와 다르다. 그러다보니 점차 가장 좋았던 포인트를 찾아가고 있고, 같은 구속으로도 볼 끝이 좋아진다. 

8일 인천 한화전에서는 김태훈의 가장 좋을 때 모습이 나왔다. 4-4로 맞선 7회 등판한 김태훈은 정은원 박정현 하주석이라는 한화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초구부터 거침이 없었다. 한창 좋을 때의 구속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공을 믿은 채 존을 넓게 보고 그대로 꽂아 넣었다. 패스트볼 위주의 정면 승부였다.

한화 타자들은 이날 김태훈의 구위나 구종에 눌렸다기보다는, 김태훈의 기백에 눌렸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줄기차게 도전했고, 하이패스트볼은 물론 결정구인 슬라이더가 기막히게 떨어지며 단 11구로 3탈삼진을 만들어냈다. 물론 ‘2B-2S’에는 가지도 않았다. 6-4 승리 이외의 또 하나 수확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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