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데뷔전’ 김기태의 2안타와 ‘2021년 데뷔전’ 김건형의 2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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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이로 모두 4타수 2안타 활약
-“아버지 말씀대로 열심히 뛰어다니겠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정확히 30년 전 아버지가 처음 걸었던 길을 아들이 똑같이 뒤따랐다. 시대는 달라졌고 환경도 많이 바뀌었지만, 부자는 약속이나 한 듯 세월의 터널을 지나 판박이 기록을 공유하게 됐다. 1990년대 프로야구 중흥기를 호령했던 김기태(52) 전 KIA 타이거즈 감독과 이제 막 KBO리그로 발을 들인 kt 위즈 김건형(25) 이야기다.
지난해 해외파 트라이아웃과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kt 유니폼을 입은 우투좌타 외야수 김건형이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건형은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고 6-3 승리를 도왔다.
본인의 표현대로 “꿈같았던” 데뷔전이었지만, 주눅 든 모습은 없었다. 김건형은 2회말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4회 바뀐 투수 김유신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내고 뜻깊은 기념구를 챙겼다.
활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6회 좌전안타를 추가해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멀티히트로 장식했다. 무엇보다 어느 공에도 쉽게 속지 않고, 어떻게든 방망이를 맞히는 능력이 빛난 하루였다.

김기태는 1991년 4월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빙그레 이글스와 개막전을 통해 프로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경기는 자신의 데뷔전이기도 했지만, 쌍방울의 역사적인 1군 첫 게임이기도 했다.
김기태를 비롯해 조규제와 김호, 김원형, 강길용, 윤혁 등과 같은 대형 신인들과 김호근과 김평호 등 주축들이 조화를 이룬 쌍방울은 1군 데뷔전에서 빙그레를 상대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쳤다. 한 수 아래 전력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리고 조규제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11-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선발출전 기회를 얻은 김기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기태는 아들의 데뷔전 성적과 똑같은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작은 차이가 있다면, 이날 경기에서 첫 타점과 첫 득점도 함께 올렸다는 점이다.
인하대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기태는 프로 데뷔전 활약을 시작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124경기 동안 쌓은 성적은 타율 0.262 27홈런 92타점 65득점. 특히 27홈런과 109타점은 당시 기준으로 신인 최다기록이었다(1996년 현대 유니콘스 박재홍이 30홈런과 109타점을 세우며 경신). 그리고 삼성과 SK를 거치며 홈런왕과 타격왕, 골든글러브 등 각종 영예를 안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처럼 선수로서 늘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제는 아들이 그 길을 따르려고 한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일단 아버지처럼 성공적으로 첫발을 뗀 아들이다.
김건형은 이날 경기 후 “선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꿈만 같았다. 마음을 비우고 좋은 경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운 좋게 타구가 수비수가 없는 곳으로 가서 안타가 나왔다. 내가 상상했던 데뷔전의 모습이었다. 값진 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틀 전 1군으로 콜업됐을 때 이를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많이 놀라셨다. 아버지께선 ‘열심히 뛰어다녀라’고 말씀해주셨다. 앞으로 아버지 말씀처럼 열심히 뛰어다니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1991년 데뷔해 2005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김기태의 통산 성적은 1544경기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 816득점이다. 아버지의 위대한 기록을 넘어서기 위한 아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제보> underdog@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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