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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MLB 지구별 전망 ④] 벌랜더와 디트로이트의 반격, AL 중부지구

작성일: 2016.02.07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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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998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옮겨 온 디트로이트의 중부지구 적응기는 험난했다. 2002년 승률은 0.342, 2003년은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0.265였다. 2005년까지 4할대 승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디트로이트는 2006년 와일드카드를 거쳐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부임한 '신의 손' 데이브 돔보르스키 신임 단장이 뽑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이 가운데 200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번째로 호랑이 군단에 합류한 저스틴 벌랜더(32)는 케니 로저스와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7승(9패 평균자책점 3.63)을 챙기며 신인왕에 올랐다.

벌랜더는 두 번째 시즌인 2007년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해마다 200이닝을 넘겼다. 2011년에는 24승 5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면서 사이영상을 받았다. 이 기간 단 한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으면서 '금강벌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벌랜더가 2011년과 2012년 기록한 승리 기여도(bWAR)는 각각 8.4와 7.8인데, 지난 22시즌 동안 벌랜더와 같이 2년 연속으로 승리 기여도 7.5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커트 실링, 랜디 존슨을 포함해 8명 뿐이다.

벌랜더가 달린 2010년대가 곧 디트로이트의 전성기였다. 에이스 벌랜더와 강타자 미겔 카브레라(32)를 앞세운 디트로이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2012년에는 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안 좋은 시기도 함께했다. 벌랜더는 지난 시즌이 개막하기 전 삼두근을 다쳐 데뷔 이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6월이 돼서야 복귀했으나 예전 구위는 사라졌다. 공교롭게도 벌랜더가 주춤하자 디트로이트도 추락했다. 74승 87패로 중부지구 5위에 그쳤다.

지난해 막바지에 어느 정도 구위를 회복한 벌랜더는 이번 시즌 부활을 다짐한다. 디트로이트도 마찬가지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뺏긴 왕좌를 되찾으려 한다. 

한편 두 팀과 마찬가지로 미네소타 트윈스도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역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최강' 캔자스시티, 갈림길에 서나

넓어진 스트라이크존과 빨라진 투수들의 구속은 메이저리그에 투고타저 현상을 불러왔다. 기존에 2할 6푼에서 2할 7푼대를 오가던 리그 전체 타율은 2010년대 들어 2할 5푼대로 떨어졌다.

힘보다 정확성 있는 타자들로 타선을 꾸린 캔자스시티는 예외다. 캔자스시티가 지난 시즌 시속 95마일(약 151km) 이상 빠른 공을 상대로 기록한 팀 타율은 0.284(468타수 133안타)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캔자스시티는 한 점을 줄이려 하면서 성공을 일궜다.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고 불펜을 강화해 승리 확률을 최대한 높였다. 2014년 켈빈 에레라(25), 그렉 홀랜드(29), 웨이드 데이비스(29)로 이어지는 불펜 '3대장'을 갖춘 캔자스시티가 7회까지 리드하면 72승 1패, 지난 시즌에는 73승 3패였다.

많은 팀이 기존에 '잘 치고 잘 던지면 됐던' 패러다임을 바꾼 캔자스시티 야구를 본보기로 삼는다. 올 시즌에는 뉴욕 양키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같은 강팀들이 캔자스시티를 따라 불펜 야구를 지향한다.

하지만 영원한 강팀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강팀과 약팀은 돌고 돈다. 스몰 마켓이라면 순환 간격이 더 짧다. 캔자스시티는 2018년이 위기다. 에릭 호스머(25), 마이크 무스타커스(26), 로렌조 케인(29), 알시데스 에스코바(28), 오마 인판테(33) 등 주축 선수로 자란 선수들이 한꺼번에 FA가 되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겨울부터 전력 누수가 있다. 외야진 핵심인 알렉스 고든(31)을 잡았으나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이바지를 한 벤 조브리스트(34)와 조니 쿠에토(29)가 각각 시카고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났다.

물론 단단하게 만들어진 전력은 올 시즌에도 우승을 노리기에 손색없다. 요다노 벤추라(25), 에딘손 볼케즈(31), 대니 더피(26) 등 선발투수들이 굳건하며, 네드 요스트 감독은 조브리스트가 빠진 2번 타순에 무스타커스를 기용할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대권 도전이 어려워진다면 계속해서 과감한 투자로 컨텐더 체제를 유지할지, 또는 FA가 가까워진 몇 명을 팔면서 다시 한번 미래를 확보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 미네소타, 성공 키워드는 '우익수' 미겔 사노

지난해 보스턴이 실패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헨리 라미레즈(31)의 좌익수 기용이다. 펜웨이파크가 좌익수 구역이 짧아 수비 부담이 적을 줄 알았으나 라미레즈의 외야 수비력은 상상 이상으로 형편없었다. 좌익수로 747⅔이닝을 수비한 라미레즈의 수비 기여도는 -21.7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나빴다.

올 시즌 미네소타는 지난해 보스턴과 같은 생각을 한다.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박병호(30)를 영입한 미네소타는 3루수 트래버 플루버(29)까지 남기면서 자리가 애매해진 사노(22)를 우익수에 기용하기로 했다.

사노는 화끈한 힘이 검증된 특급 유망주다. 지난 시즌 도중 데뷔해 80경기에서 18홈런 장타율 0.530을 기록하면서 미네소타가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올 시즌 토리 헌터가 은퇴로 빠진 '타선의 핵'이다.

다만 내야수 출신이기 때문에 외야 적응이 물음표라는 게 문제다. 사노는 마이너리그에서 뛴 5년 동안 3루수로 392경기, 유격수로 32경기에 출전했다. 이번 윈터리그에서야 외야 수비 경험을 쌓고 있다.

올 시즌 미네소타가 우승을 바라보게 한 선수는 사노만이 아니다.  중견수 바이런 벅스턴(22)은 지난 몇 년 동안 크리스 브라이언트(23, 시카고 컵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랭킹 1, 2위를 다퉈 온 유망주로 올해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한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폭은 뜬공 투수가 많은 미네소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노와 벅스턴이 가세하는 야수진은 완성됐지만 마운드 보강이 되지 않은 점은 흠이다. 카일 깁슨(27)과 어빈 산타나(32)가 이루는 원투펀치는 다른 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따라서 한두 명보다는 마지막으로 중부지구에서 우승한 2010년처럼 선발투수 5명에게 고른 활약이 요구된다.

◆ 실탄은 장전된 클리블랜드, 달릴까 말까

클리블랜드는 전통적으로 타선에 강점이 있다. 오마 비스켈, 짐 토미, 알버트 벨, 케니 로프턴, 매니 라미레즈 등으로 구성된 강타선을 앞세워 1995년부터 5년 동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마운드는 정반대다.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3점대를 기록한 시즌은 2005년(3.96)이 유일하다. 5점대가 넘은 시즌은 네 번(2000, 2001, 2009, 2012년)이다. 1995년 오렐 허사이저(16승 6패 평균자책점 3.87), 2008년 클리프 리(22승 3패 평균자책점 2.54, 사이영상)를 제외하고는 팀을 이끌 만한 기둥 투수가 없는 게 문제였다.

클리블랜드는 2013년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한다. 저스틴 마스터슨이 올스타 투수가 됐고 2012년 최다패(17) 투수였던 우발도 히메네즈는 13승 9패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FA 시장에서 데려온 스콧 카즈미어도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으며 코리 클루버(29)는 11승 5패를 기록한 뒤 이듬해 사이영상을 받았다.

격세지감이다. 이제는 마운드가 높아진 팀이다. 지난해 클루버를 필두로 대니 살라자르(25), 카를로스 카라스코(28), 트래버 바우어(24), 코디 앤더슨(24)이 이룬 선발진이 기록한 승리 기여도(fWAR)는 15.9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세 번째로 좋았다. 팀 홈런이 141개(AL 13위)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이 빈약한 상황에서도 클리블랜드는 선발진이 버틴 덕분에 81승 80패를 기록했다.

선발이 갖춰진 클리블랜드는 공격만 보강된다면 언제든 컨텐더가 될 수 있다. 외야수 마이클 브랜틀리(28)와 2루수 제이슨 킵니스(28)가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지난해 '슈퍼 루키' 프란시스코 린도어(21)를 빅리그에 올리며 구멍을 하나둘 메워 가고 있다. 남은 과제는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와 3루수다.

주요 고액 연봉자들을 처리하면서 올 시즌 페이롤을 7,800만 달러(24위, 약 934억 원)까지 낮춘 재정 상황은 희망적이지만, 문제는 달리는 시기다. 디트로이트, 캔자스시티, 미네소타가 우승을 노리기 때문에 올 시즌은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 시카고 화이트삭스…잃어버린 세일의 짝을 찾아서

화이트삭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지갑을 열었다. 애덤 던이 떠난 자리는 애덤 라로시(35), 알레한드로 데아자가 있던 좌익수는 멜키 카브레라(30), 데얀 비세이도가 지키던 우익수는 아비세일 가르시아(24)로 바꿨다. 또한 마무리 투수로 데이브 로버트슨(30)을 영입했고, 오른손 투수 제프 사마자(30)를 데려오면서 크리스 세일(26)과 짝을 이룰 2선발도 찾았다. 2014년에 9,700만 달러(약 1,161억 원)였던 페이롤은 2015년 1억 1,800만 달러(약 1,413억 원)로 올랐다.

하지만 돈을 쓴 성과는 3승(76승 86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라로시는 12홈런을 치는 동안 133삼진을 당하면서 전년도 같은 자리에서 20홈런과 132삼진을 기록한 던을 능가하는 '공갈기'를 보였다. 알찬 보강으로 기대했던 팀 타율은 0.253에서 0.250으로 낮아졌다. 홈런 역시 155개에서 136개로 줄었다.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 1억 1,700만 달러(약 1,401억 원)에 이르는 페이롤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공격력 강화에 나섰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29, 뉴욕 메츠)는 놓쳤지만 브렛 라우리(25)와 토드 프레이저(29)를 데려오면서 지난해 승리 기여도가 -1.3으로 전체 29위(30위 보스턴)에 그쳤던 3루 포지션을 업그레이드 했다. 지난해 35홈런을 기록한 프레이저는 올 시즌 1루수 호세 아브레이유(28)와 함께 클린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포지션 문제는 라우리를 2루로 보내면서 해결했다.

문제는 약해진 마운드다. 지난해 크리스 세일과 원투펀치를 이룬 오른손 투수 사마자를 놓친 게 큰 타격이다. 외부에서 선발투수 영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팀 내에서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는데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 2013년부터 꾸준히 200이닝을 책임진 호세 퀸타나(26)가 유력하지만 세일과 같은 왼손 투수다. 설상가상으로 3선발 존 댕스(30)와 유망주 카를로스 론돈(22) 역시 왼손 투수다.

트레이드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카고 지역 언론은 '퀸타나가 가치 있을 때 팔아서 오른손 투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발톱 꺼낸 호랑이 군단

카브레라는 잔 부상을 달고 있다. 빅터 마르티네즈(36)는 나이가 많다. 하지만 올 시즌 디트로이트는 우승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카브레라와 벌랜더에게 각각 2,800만 달러(약 335억 원)씩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공동 4위인 두 선수와 올 시즌을 함께하기 때문에 우승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올해 86세인 마이크 일리치 구단주의 마지막 소원이기도 하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디트로이트는 지난해 11월 선발투수 조던 짐머맨(29)을 5년 1억 1,100만 달러(약 1,329억 원)에 영입한 뒤 지난 1월에 외야수 저스틴 업튼(27)을 6년 1억 3,275만 달러(약 1,589억 원)에 데려오면서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디트로이트의 명예 회복은 두 선수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짐머맨은 10승이 보장된 투수다. 2012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2013년에는 19승과 함께 올스타에 선정됐다. 디트로이트는 짐머맨으로 데이비드 프라이스(30, 보스턴)가 떠난 자리를 메울 계산이다.

짐머맨에 이어 공수를 겸비한 업튼까지 데려온 사실에서 일리치 구단주가 얼마나 우승을 염원하는지 알 수 있다. 업튼은 올 시즌 좌익수와 중심 타선을 맡을 게 유력시된다. 알리치 단장은 업튼 영입으로 넘어선 사치세 한도도 '우승을 위해서라면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선수 외에도 새로 가세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디트로이트가 이번 시즌 얼마만큼 명예 회복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마이크 펠프리(31)를 2년 1,600만 달러(약 191억 원)에 데려와 3선발을 보강했고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33)로 불펜을 강화했다. 

또한 야수진에서는 애틀랜타로부터 빼어난 중견 수비를 갖춘 카메론 메이빈(28)을 일찍이 데려왔다. 이 밖에도 불펜 투수 저스틴 윌슨(27)과 포수 제로드 살탈라마치아(30) 등이 합류해 로스터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물론 반등의 전제 조건은 벌랜더의 부활이다. 여러 미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벌랜더가 오랜 기간 많은 공을 던져 언제든 오른팔에 탈이 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벌랜더는 "반드시 부활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벌랜더가 팀이 기대하는 대로 '금강벌괴'로 돌아와야 디트로이트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사진] 저스틴 벌랜더, 캔자스시티, 브라이언 도저, 대니 살라자르, 크리스 세일, 미겔 카브레라(위부터)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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