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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잠실] SSG 찰떡궁합 파트너, 그들의 경기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한다

작성일: 2021.08.04 11:53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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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오전 야수들을 위한 데이터 분석에 열중하는 이진영 타격코치와 정진형 매니저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평일 프로야구 경기는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경기 준비는 팬들 모르게 이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시작되고 있다. SSG의 찰떡궁합 파트너로 불리는 이진영 타격코치와 데이터분석실 정진형 매니저의 일과는 그중에서도 가장 빠른 편이다. 

이진영 코치는 아침에 일어나 1시간 정도를 달려 보통 오전 11시 정도면 경기장에 도착한다. 그날 경기를 앞두고 여러 데이터를 보고, 경기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 데이터를 준비해야 하는 정진형 매니저의 출근은 이보다 더 빠를 수밖에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른 아침부터 일과가 시작된다. 이진영 코치는 “경기장에 오면 정진형 매니저가 항상 먼저 와 있다. 이미 자료가 다 준비되어 있다”고 정 매니저의 성실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요즘은 말 그대로 데이터의 홍수 시대다. 경기마다 수많은 데이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게 모이면 감당 불가능할 정도의 양이 쌓인다. 정 매니저의 임무는 이중에서도 가장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려내는 일이다. 현장과 선수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불가능하고, 설사 된다고 해도 비효율적인 일이 된다. 이 코치는 “정 매니저가 궂은일을 도맡아서 한다. 야수 파트에 대한 전력 분석에 대한 자료를 공유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2년 동안 같이 하며 정 매니저가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잘 아는 이 코치다. 건네받은 데이터를 더 뚫어져라 쳐다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이 코치의 감에만 따르지는 않는다. 정 매니저와 만나 커피나 혹은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며 서로 의견을 공유한다. 보통 미팅은 한 시간 이상 이어진다. 대화를 많이 할수록 실마리를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는 게 이 코치의 생각이다. 이 코치는 “그(숫자)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찍 출근하는 건 이유가 있다. 

정 매니저가 수집하는 자료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정 매니저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상황별 비교 자료, 최근 타격, 안타와 범타가 세분화된 자료가 있다. 타격 영상 데이터도 빠짐없이 모은다”면서 “우리 팀 최대의 장점은 코치님들이 전력분석에 대해 관심도 많고, 긍정적으로 보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코치도 수집된 데이터를 ‘극찬’한다. 이 코치는 “기본 자료나 볼 배합, 어떤 코스에 던지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충분한 자료가 있다. 종합을 해서 팩트를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게 중요한데 정진형 매니저가 숨은 능력자다”고 껄껄 웃었다.

자료를 모으는 게 정 매니저의 몫이라면, 그걸 해석하고 활용하는 건 이제 이 코치의 손으로 넘어온다. 정 매니저는 “이 투수가 어디에 많이 던지고 뭐를 던지고는 데이터로 수집할 수 있다. 영상도 마찬가지다. 다만 실제 공끝의 느낌은 모른다. 이진영 코치는 많은 투수를 상대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잘 안다. 타석에서 느꼈던 것과 데이터를 접목해 선수들에게 가르쳐준다”면서 “히팅존을 강조하시는 편이다. 작년부터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과정이었고, 지금도 이해하고 실행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가장 좋은 성공 사례는 팀의 간판타자 최정(34)이다. 최정은 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KBO리그의 전설을 예약한 타자다. 다만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까지 가장 큰 약점은 단기 슬럼프가 잦은 편이라는 것. 한참 몰아치다 3~4경기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들이 더러 있었다. 이 코치는 이에 대해 “치지 말아야 할 공에 방망이가 나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정의 히팅존에서 ‘파란색’(약한 코스)은 분명히 바깥쪽 낮은 코스다. 이 코치는 데이터의 힘이 최정의 생각을 많이 바꿨다고 말한다.

이 코치는 “정이는 타율에도 욕심이 있다. 데이터를 함께 보며 ‘너한테 좋은 공을 절대 주지 않는데 만들어서 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게 올 시즌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유인구를 최대한 참고, 몸에서 가까운 공을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고 했다. 데이터는 직관적인 숫자로 선수를 설득했다. 이 덕에 최정은 올해 확실히 단기 슬럼프가 줄었고, 홈런 부문 선두로 전반기를 마쳤다.

▲ 최정은 데이터의 힘까지 등에 업고 홈런 부문 선두권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곽혜미 기자
최정 또한 “작년에는 타격 사이클의 기복 심했고 잘 보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캠프 때부터 이진영 코치님이 중요 포인트를 잡아주셨고, 또한 전력분석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아직 상반기지만 타격 사이클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력분석 파트에서 (정)진형이형이 잘 쳤을 때와 못 쳤을 때 영상을 항상 분석하고 피드백해 주셔서 많이 도움이 된다. 전력분석은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파트라고 생각한다”고 생생한 후기를 설명했다. 정 매니저는 “정이는 영상을 보면 그냥 안다”고 했다. 

물론 매번 성공할 수는 없다. 이 코치나, 데이터를 다루는 정 매니저 역시 “데이터는 만능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이 코치는 “최대한 확률이 높은 쪽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한 타석이라도 틀리면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되어 있다”고 했다. 이 코치와 정 매니저는 “데이터가 답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가장 힘들다. 타자들도 헷갈리고, 우리도 힘들다”면서 “타자들한테 항상 데이터는 참고용이지, 정답이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몇몇 가시적인 성과도 있지만, 갈 길이 멀기도 하다. 이 코치는 “데이터가 현대 야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맞다. 선수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게 데이터”라면서도 “그러나 결국은 데이터를 따라갈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하다. 서로 같이 잘 맞물려서 선수들은 잘 이용하고, 본인들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과제를 짚었다. SSG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NC에 이어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그 과제가 완수되는 순간 1위를 넘볼 수 있는 타선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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