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요코하마, 정형근 기자] 한국이 미국에 또 졌다. 올림픽 2연패가 무산됐다. 금메달은 물론, 일본에 설욕할 기회까지 날아갔다.

김경문호가 5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2-7로 완패하고 결승 진출 티켓을 놓쳤다. 이젠 동메달 획득에 집중해야 한다.

선발투수 이의리는 2실점 8탈삼진으로 5이닝을 책임졌다. 만 19세답지 않은 침착하고 대담한 투수가 돋보였다. 그런데 방망이가 제때 터지지 않았다. 0-2에서 1-2로 따라간 5회 강백호의 병살타로 더 점수를 내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미국 타선은 득점 찬스 때마다 터지는 적시타로 점수를 쌓아갔다. 6회말 한국 불펜진을 두들겨 5점 대량 득점하면서 1-7로 멀리 달아났다. 도쿄에서 위기 때마다 마운드에 올랐던 조상우도 힘이 빠졌는지 6회말 점수를 지키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쿠바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세계 야구 중심에 우뚝 섰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경기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2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져 1승 1패 성적을 거뒀다. 녹아웃 스테이지로 펼쳐진 2라운드에선 2승 뒤 1패(△도미니카공화국 4-3승 △이스라엘 11-1승 △일본 2-5패)로 결승전에 직행하지 못하고 준결승전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미국에 또 덜미를 잡혔다. 기대를 모았던 금메달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오는 7일 토요일 낮 12시에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을 놓고 대결한다.

선발투수 이의리는 1회 2사 2·3루 위기를 잘 넘겼지만, 2회 선취점을 내줬다. 잭 로페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2루에 있던 마크 콜로스바리가 홈을 밟았다. 4회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0-2로 끌려갔다.

한국 타선은 심판의 둘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4회초 2사, 박건우는 납득하기 힘든 스트라이크콜로 삼진을 당하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불만을 표시했다.

5회초 1-2로 따라붙었다. 허경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나갔고, 김혜성이 안타를 쳐 1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박해민의 적시타가 터졌다. 구속이 떨어진 라이언을 제대로 공략했다.

이의리는 9탈삼진으로 호투했다. 5회말 2아웃에서 연속 안타를 맞아 1·2루를 채웠지만 강타자 트리스턴 카사스를 잡아내고 점수를 더 주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6회말 불펜투수를 총동원하며 추가점을 주지 않기 위해 애썼다. 최원준→차우찬→원태인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그래도 미국 타선을 막지 못했다. 1실점을 하고 1사 만루에서 조상우까지 투입했으나 6점 차로 벌어졌다. 1-7.

7회초, 오지환이 담장을 때리는 큰 타구로 1루에 있던 박건우를 홈까지 불러들였으나, 바뀐 투수 좌완 앤서니 고스에게 막혔다. 2사 1·2루에서 강백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앤서니 고스의 구위에 중심 타선이 꼼짝 못 했다.

9회에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마무리 투수 앤서니 카터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나고 그대로 승리를 내줬다. 김경문호에는 한 번 넘어간 흐름을 되돌릴 동력이 없었다.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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