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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 수비 파괴 해법 진전 無…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는 맞는 옷?

작성일: 2021.09.03 06:2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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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돌파를 하면 이라크는 3~4명이 붙어 고립을 유도했다. ⓒ곽혜미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부터 빌드업을 외쳤지만, 최종예선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의미 없는 수치였다. 명확하게 한 가지라도 제대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만 더 남은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라크의 수비에 막혀 0-0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벤투 감독은 공격적인 선발진을 구성했다. 최전방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중심으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재성(마인츠05)-송민규(전북 현대)가 2선을 구성했다. 송민규를 선발로 내보낸 것이 의외의 선택이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배치됐고 황인범(루빈 카잔)이 공격 2선과 교감했다. 수비는 홍철(울산 현대)-김영권(감바 오사카)-김민재(페네르바체)-김문환(LAFC)이,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전체적으로는 공격적인 구성이었다. 손흥민, 이재성은 스피드까지 갖춰 후방에서 강력한 전진 패스만 있다면 이라크의 밀집 수비를 충분히 뚫을 수 있었다. 황인범이 공격 2선에 전진해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라크는 공세를 취하는 한국을 뒤로 물러서며 막았다. 원정에서 승점 1점만 따면 되는 일이었다. 3점을 가져가면 좋지만, 현실을 택했다. 31.9%-68.1%로 밀린 볼 점유율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빌드업으로 대표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감독이다. 그런데 이 빌드업은 물러서는 상대에 통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선 수비 후 역습'을 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이라크의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했지만, 쉽지 않았다.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턴) 등이 부분 전술과 개인기로 공간을 파고 들어가 슈팅하려 노력했고 파울을 얻어내는 등 적은 소득은 있었지만, 골로 결실을 맺는 것은 없었다.

그나마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전반 초반 실수를 만회하며 전방으로 전진해 패스를 뿌렸지만, 이 역시 공격과 미드필드에서 어정쩡하게 있다가 이라크 수비의 방어에 막혔다. 좌우 측면 풀백의 크로스도 이라크가 모두 걷어냈다. 

전반 내내 소득 없이 보낸 뒤 후반 시작과 함께 벤투 감독은 손준호를 빼고 '황태자' 남태희(알두하일) 카드를 던졌다. 황인범이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오는 나름대로의 승부수, 그런데 이 역시 이라크의 버티기에 막혔고 12분 송민규와 김문환을 빼고 이용(전북 현대), 황희찬으로 물갈이, 변화를 주면서 조금씩 측면에서의 활력이 살아났다.

그렇지만, 시원한 중거리 슈팅이나 페널티지역 접근 후 슈팅은 쉽지 않았다. 짧은 패스로 무엇이든 만들려는 과정에 집착하다 시간을 보냈다. 후반 막판에서야 김승규 골키퍼의 롱킥으로 전방에서 무엇이든 해보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다. 추가시간에도 도전적인 크로스로 소위 '우당탕탕' 전략을 통해 승점 3점을 얻겠다는 의지는 없었다. 짧은 패스 연습에 시간만 갔다. 여전히 의구심이 붙은 벤투 감독의 빌드업이 만든 결과였고 결국 무득점 무승부로 끝났다.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은 "(한국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아서 조직력을 정비하고 역습에 치중했다"라며 기본을 수비에 두면서 공격 시 강하게 맞선 것이 통했다고 말했다.

반면 벤투 감독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못 했다. 볼 순환을 빠르게 하고 공간을 침투하는 것, 수비 진영으로 내려와 볼을 받아주는 것 등이 필요했다"라며 빌드업에 기반한 축구 다듬기가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공교롭게도 B조에서 일본을 원정에서 1-0으로 잡은 오만도 이라크와 비슷한 경기 운영을 했다. 수비를 튼튼하게 한 뒤 역습 기회가 오면 빠르게 수비 허점을 파고 들어가 득점에 성공했다. 확실한 무기나 전략이 없으면 승점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벤투호가 뼈저리게 느낀 경기였다. 벤투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전략, 전술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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