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밥 멜빈 전 오클랜드 감독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전형적인 용두사미 시즌이었다.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놓은 것만으로는, 우승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시즌 전 여러 선수를 트레이드 및 FA로 영입하며 전력을 크게 보강한 샌디에이고다. 당장 지구 최강자인 LA 다저스의 아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았다. 시즌 초반까지는 실제 그랬다. 그러나 중반 이후 선발진이 무너지고 팀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처지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5할 승률(79승83패)도 지켜내지 못하고 3위까지 추락했다.

팀 분위기가 너무 극단적이었다.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토미 팸 등 개성 강한 선수들이 주도한 팀 분위기는 좋을 때 환상적이었다. 마치 파티장에 온 듯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는 완전히 달라졌다. 선수들끼리의 언쟁이 TV 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전 세계에 퍼지기도 했다. 쉽게 허물어지는 모래알 같다는 비판이 거셌다. 결국 이는 제이스 팅글러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그런 샌디에이고는 경험이 많은 감독을 원했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노련한 지휘자가 필요했다. 꾀돌이보다는 리더십이 필요했던 것이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감독 면접에서 그런 유형의 지도자들과 만났다. 그리고 최종 선택은 밥 멜빈(60) 오클랜드 감독이었다. 모두가 놀란 선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클랜드가 멜빈 감독의 2022년 팀 옵션을 실행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멜빈 감독의 의사에 오클랜드가 조건 없는 이적에 동의했고, 3년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현지의 샌디에이고 팬들은 대체적으로 환영의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검증된 감독으로, 젊은 피를 선호했던 그간의 A.J 프렐러 단장의 성향과는 조금 반대다.

멜빈 감독은 시애틀(2003~2004), 애리조나(2005~2009)에서 감독 생활을 했으며 지난 11년간 오클랜드를 이끌었다. 감독 통산 1346승1272패를 기록했고, 오클랜드에서는 853승764패라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남겼다. 현역 메이저리그 감독 중 경험이 가장 풍부한 지도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역시 클럽하우스 장악력에 강점이 있다.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지도자다.

김하성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모은다. 멜빈 감독은 기본적으로 여러 선수를 쓰는 데 있어 인색하지 않은 감독이며, 오클랜드 팀 특성상 신예 선수들을 전진배치하고 키우는 데 능숙한 감독이었다. 전체적인 성향에서 김하성의 입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선수들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주전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컸던 팅글러 감독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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