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PS 타율 0.186' 무시 마라…LG 데이터 야구에 한 방 먹였다

작성일: 2021.11.05 11:40 김민경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두산 베어스 박건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확률을 생각한 거죠."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데이터를 철저히 지켰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높은 확률에 베팅했고, 결과는 실패였다. 두산 베어스 박건우(31)가 LG와 류 감독의 데이터 야구에 큰 내상을 안기는 한 방을 날렸다. 

박건우는 가을이면 데이터 때문에 움츠러드는 타자다. 포스트시즌 통산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6(167타수 31안타), 2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통산 926경기 타율이 0.326(3130타수 1020안타)에 이르는 타자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치다. 

두산은 2015년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6년 주전으로 도약한 박건우는 해마다 가을의 부담과 싸웠다. 김 감독은 박건우가 스스로 싸워 이기는 쪽을 선택하며 매번 경기에 내보냈다. 결과가 어떻든 박건우는 라인업에서 빠져선 안 되는 선수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박건우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친 뒤 "(가을에 약하다는 것을) 본인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잘하려고 하다가 타격 페이스가 안 좋은 것 같은데, 우리 팀에서 가장 콘택트 능력이 좋고 잘 치는 선수다. 믿고 가보려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박건우는 4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변함없이 3번타자로 출전했다. 1-0으로 앞선 5회초 2사 3루 득점권 기회에 타석에 섰다. 이때 LG는 선발투수 앤드류 수아레즈를 내리고 정우영을 올렸다. 박건우는 정규시즌 기준으로 수아레즈에게 통산 7타수 3안타로 강한 편이었지만, 정우영 상대로는 6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류 감독은 이 선택과 관련해 "확률을 생각했다. 수아레즈의 투구 수도 80개 가까이 됐고, 정우영이 막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이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우영에게 우전 적시타를 뺏으며 2-0으로 거리를 벌렸다. 7회말 LG가 김현수의 적시타에 힘입어 2-1로 쫓아온 상황을 고려하면 값진 안타였다. 두산은 8회초 2점, 9회초 1점을 더해 5-1로 이겼고, 박건우는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많은 안타 수는 아니더라도 값진 한 방이었다. 박건우는 이 안타를 친 뒤 그동안 부담감을 털어내듯 큰 세리머니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친구의 활약을 지켜본 정수빈은 "(박)건우가 실력이 정말 좋은 선수인데 경기 때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자기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건우한테 장난식으로 하루에 하나만 치라고 했는데 오늘(4일) 하나 했다(웃음). 다행이다. 앞으로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고 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사령탑과 동료들에게 박건우는 포스트시즌 1할 타자가 아닌, 정규시즌 3할 타자였다. 주변의 믿음에 걸맞게, 이제는 가을에도 자신을 믿고 맹타를 휘두를 수 있을까.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