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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역사와 기념의 시작… kt, 형님들이 못한 창의성을 발휘하라

작성일: 2021.12.09 15:4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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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상징하는 박경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 1루 통로에는 천장에 수많은 깃발들이 걸려 있다. 경기장 규모에 걸맞게 깃발의 크기가 제법 커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깃발은 계속 이어진다. 광고가 아니다. 팀 선수들의 역사를 계속해서 채워가고 있다. 콜로라도는 선수들이 최우수선수(MVP)나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를 차지할 때마다 새 깃발을 만들어 부착한다. 2010년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한 카를로스 곤살레스의 경우는 같이 표기하기도 한다. 지금은 팀을 떠난 선수들의 깃발도 그대로 놔둔다. 이게 꽤 오랜 기간 쌓이니 나름 볼 만한 장관이 됐다.

당시 콜로라도 구단 관계자는 “팀의 전통과 성과를 기억하자는 의미다. 팬들도 세대를 넘어 팀의 프랜차이즈를 선수를 통해 짚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선수들도 이런데, 팀의 성과는 말할 것도 없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된 2007년의 경우는 구장에서 팬들이 가장 자주 왕래하는 곳에 크게 붙였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걸어가면서, 단순한 시각 조형물 하나로 팀의 역사를 한 번에 외울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역사가 오래됐다. 구단별로 홍보를 하는 방법도 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홈 경기장 곳곳에 역사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의 경우 아예 우승 연도를 경기장 외벽에 새긴다. 팬들은 그 우승의 추억을 매일 되새기며 입장하기 마련이다. 프랜차이즈의 자부심은 그렇게 단순한 방법으로도 커진다.

아쉽게도 KBO리그 구단들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 리그 역사가 40년을 넘었음에도 제대로 된 박물관조차 하나 없고, 구단들도 역시 역사를 제대로 남기지 못했다. 사실 프로 초창기에는 그런 개념들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초창기 역사나 기념품들을 제대로 챙긴 구단이 하나도 없다. 

근래 들어서는 관심을 가지는 구단이 있지만,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30년 이상이 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간단하게 구단 역사를 기념할 만한 것을 만든다고 해도 대다수 팬들의 시선에는 떨어져 있다. 상당수 기념품들이 선수단 및 관계자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있다. 평생 팬이라도 한 번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막내 구단인 kt는 어쩌면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2015년 1군에 뛰어든 kt는 올해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이뤘다. 첫 우승을 기념할 만한 것들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형님 구단들에 비해,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기념할 만한 것들이 도처에 널렸다. 2021년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상징하는 박경수의 목발이 대표적인 것이다. 

골든글러브와 같은 소속 선수들의 수상 역사도 짧기에 구단이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수원케이티위즈파크를 멋지게 꾸미고도 남을 만한 많은 아이템이 있을 수 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념하는 건 돈 몇 푼 안 들이고 '팬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달콤한 꿈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지금, 형님들이 놓치고 지나간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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