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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8각 새 구장 좋지만, 펜스 높이고 담장 밀고 싶어”

작성일: 2016.03.03 10:25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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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좌익수 뒤, 우익수 뒤가 좀 짧은 것 같다. 기존의 타원형 구장들에 비하면 그 쪽으로 향하는 타구들 가운데 많은 홈런이 나올 것 같은데.”

정든 안방을 떠나 새 집으로 이사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새로운 시설’이다. 그러나 자칫 타자들의 당겨 친 타구 때문에 투수들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8각형 새 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2차 스프링캠프 끝을 앞둔 삼성 선수단. 2016년 시즌부터 그동안 노후화로 지적 받았던 시민야구장을 떠나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새 둥지를 안방 삼아 뛴다. 지도로 보면 대구광역시 외곽으로 보이지만 지하철, 시내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좋고 최다 2만 9,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시민야구장과 달리 천연 잔디 구장. 비로소 프로 야구단으로서 알맞은 안방을 찾았다. 


그런데 라이온즈 파크에서 기존 프로 야구 구장들과 확실히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외야 워닝 트랙이 타원형 궤적을 그리며 담장을 세운 것이 아니라는 점. 구장의 전체적인 형태가 원형이 아닌 8각형으로 돼 있고 그에 따라 외야 그라운드도 타원형이 아니라 각진 형태로 지어졌다. 홈 플레이트에서 담장 가운데까지 거리가 122m인데 좌중간, 우중간 각진 곳까지 거리가 123.4m. 메이저리그에서는 비슷한 구조의 구장을 자주 볼 수 있으나 KBO 리그에서는 없었다.

류 감독이 지적한 내용은  2루타, 3루타가 속출할 수 있는 좌중간, 우중간이 아니라 오히려 홈런 가능성이 훨씬 큰 좌익수 뒤와 우익수 뒤다. 라이온즈 파크 외야는 좌중간과 우중간에서 좌, 우측 폴까지 부채꼴 호를 그리며 담장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정팔각형처럼 135도 가량 각을 만들며 직선으로 파울 폴까지 이어진 형태다. 따라서 다른 구장이라면 담장 앞에 떨어질 타구가 홈런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론상으로 당겨 치는 풀히터에게 유리할 수 있는 곳이다.

“파울 구역이 좁아서 파울 플라이가 나오기가 어렵겠더라. 무엇보다 외야 워닝 트랙이 타원형이 아니라 직선으로 딱 각이 떨어진다. 그래서 외야 담장 쪽은 거의 7~8m 가량 펜스를 당긴 것이나 마찬가지더라. 좋은 구장을 안방 삼아 뛸 수 있어 좋기는 한데 자칫 타구가 이쪽으로 몰리면 홈런 공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구단에서 시에 문의한 결과로는 우중간 쪽은 담장을 약간 뒤로 밀 수 있다고 하는데 좌중간은 안 된다고 하더라. 마음 같아서는 우중간을 약간 밀고 좌중간에 그물을 설치해 담장 높이를 조금 높이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KBO 리그에서 담장 위에 또 다른 시설을 설치해 홈런 양산을 줄인 예는 1989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찾을 수 있다. 김성근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이 태평양 감독으로 재임하던 당시 홈 구장인 인천 도원야구장(지금의 숭의 아레나 파크 자리)의 1.5m 높이 담장 위에 7m 짜리 철망이 설치됐다. 도원야구장은 홈 플레이트부터 중앙 담장까지 110m, 좌우 폴까지 각각 91m에 불과했기 때문. 1989년 인천 연고 팀이 ‘짠물 야구’를 앞세워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는 이 철망 효과도 무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류 감독의 바람이 당장 올 시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 1월 ‘영남일보’는 대구시 관계자의 이야기를 빌어 “일단 한 시즌을 치른 뒤 데이터를 분석한 다음 펜스를 높여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2016년 시즌 개막 전 펜스 증축은 없다”고 보도했다. 구단에서도 시즌 개막은 물론 시범경기 시작을 코앞에 두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을 받아들였다.

도원야구장처럼 철망을 설치하더라도 새 구장의 이미지 상 좋을 것은 없다. 완공됐을 뿐 아직 개장하지 않은 구장에 자칫 관중들이 경기를 보는 데 방해를 줄 철망을 설치하는 것에 미간을 찌푸릴 시각도 고려해야 한다. 한 야구 관계자는 “그래도 새 구장을 열었는데 한 시즌은 온전히 치르고 논의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하지만 안방에서 다른 팀 선수들의 홈런 속출을 지켜본다면 마음이 좋을 리 없다. 류 감독은 좌익수 뒤 우익수 뒤로 향하는 타구가 홈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의 걱정은 2016년 기우가 될 것인가, 라이온즈 파크 담장 증축의 시발점이 될 것인가.

[영상]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취재 영상 ⓒ 스포티비뉴스.

[사진1] 류중일 감독 ⓒ 한희재 기자.

[사진2]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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