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차준환(왼쪽)과 유영 ⓒ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티비뉴스=의정부, 조영준 기자] 한국 남녀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과 유영(18, 수리고)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남자 싱글의 이시형(22, 고려대)과 여자 싱글 김예림(19, 단국대 진학 예정)도 베이징행 티켓을 확보했다.

차준환은 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2(제76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대표 2차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94.8점 예술점수(PCS) 90.2점을 합친 18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8.31점과 합친 총점 283.31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240.84점으로 2위에 오른 이시형(22, 고려대)을 제치고 이 대회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1, 2차 선발전 1위를 차지하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은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각각 2장, 총 4장이 걸려 있다. 1, 2차 선발전의 점수를 합해 남녀 싱글 상위 1, 2위 선수들이 베이징 무대에 선다.

▲ 차준환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차 선발전 남자 싱글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차준환은 1차 선발전에서 239.1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차 선발전에서 283.31점을 얻으며 최종 합계 522.47점을 받은 차준환은 2위 이시형(최종 합계 477.85점)과 베이징 무대에 선다.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차준환은 만 16살의 나이로 출전했다. 당시 남자 싱글 최연소 선수였던 그는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한 차준환은 정성일(1988년 캘거리,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규현(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 이어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세 번째로 2연속 올림픽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남자 1그룹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 9명(1명 기권)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빙판에 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푸치니의 'Popoli de Pekino'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차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차준환 ⓒ 연합뉴스

첫 점프 과제는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였다. 빙판을 힘차게 박차고 도약한 그는 이 점프를 깨끗하게 뛰며 수행점수(GOE) 2.66점을 챙겼다. 이어진 기술은 쿼드러플 살코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뛰었던 상승세는 프리스케이팅으로 이어졌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도 실수 없이 해냈고 3.1점의 높은 수행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후속 점프를 생략했다.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 +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단독 트리플 악셀도 완벽하게 구사하며 기세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평소 실수가 없었던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가 흔들렸다. 차준환은 프로그램 후반부에 다시 한번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했다. 그러나 후속 점프가 회전수 부족으로 언더 로테이티드(Under rotated :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점프 회전수 부족)가 지적됐다. 이 기술에서 차준환은 1.89점을 잃었다.

다음 과제로 트리플 플립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점프 회전이 부족해 언더 로테이티드가 내려졌고 1.27점이 깎였다.

비 점프 요소는 완벽했다. 세 가지 스핀 요소(플라잉 카멜 스핀 체인지 시트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는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직선 스텝도 레벨4가 매겨졌다.

경기를 마친 차준환은 "평창 때보다 더 단단해졌다. 아직 순위 같은 구체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지만 지금 계획한 구성을 깨끗하게 하면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을까 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 이시형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펼치고 있다. ⓒ 대한빙상경기연맹

차준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이시형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한때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그러나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섰다.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강한 열정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마침내 목표를 달성했다.

경재석(22, 경희대)은 총점 209.84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어 열린 여자 싱글 1그룹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유영은 기술점수(TES) 76.62점 예술점수(PCS) 68.32점을 합친 144.94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76.55점과 합친 총점 221.4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 유영 ⓒ 연합뉴스

유영은 2016년 1월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당시 만 11살의 나이에 국내 챔피언에 등극하며 종합선수권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4위에 머물렀다.

올해 다시 국내 정상을 탈환한 유영은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유영은 여자 싱글 1그룹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로 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영화 '레미제라블' OST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는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이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정복한 유영은 다시 한번 과감하게 공중으로 도약했다. 랜딩에는 성공했지만 회전수 부족으로 언더 로테이티드 판정을 받으며 수행점수 0.64점을 잃었다.

▲ 유영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남은 요소는 모두 완벽하게 해냈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흔들림이 없었다. 유영은 트리플 루프와 더블 악셀 그리고 트리플 플립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실수 없이 해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부에 배치된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루프와 트리플 플립도 실수가 없었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경기를 마친 유영은 만족한다는 듯 환하게 미소지었다.

김예림은 남은 한 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이해인(17, 세화여고)과 경쟁했다. 허리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빙판에 나선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된 경기를 펼치며 총점 207.64점을 받았다. 1차 선발전에 이어 2차 선발전에서도 2위를 차지한 김예림은 베이징행 막차를 탔다.

▲ 김예림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예림은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여러모로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이번 2차 선발전에 임했지만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며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3위는 206.33점을 기록한 이해인이 차지했다. 비록 이해인은 이번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ISU 4대륙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또한 4년 뒤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한편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대표로 선발된 차준환, 이시형, 유영, 김예림은 다음 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도전한다.

*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2 남자 싱글 최종 순위

1위 - 차준환(281.31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

2위 - 이시형(240.84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

3위 - 경재석(209.82점)

*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2 여자 싱글 최종 순위

1위 - 유영(221.49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

2위 - 김예림(207.64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

3위 - 이해인(206.3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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