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형.ⓒ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이건희 인턴기자] 2019년 신인 11명은 어쩌면 LG의 21세기 최고 수확이 될지 모른다.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인 신인왕 정우영을 필두로 1차지명 이정용, 3라운드 문보경, 6라운드 구본혁 등이 빠르게 주전으로 떠오르면서 ‘황금 세대’를 이뤘다.

여기에 2019년 LG에 입단한 또 하나의 ‘히든카드’가 있다. 8라운드에 뽑힌 왼손투수 임준형(22)이다.

동기들이 먼저 1군에 데뷔하고 자리를 잡는 동안 이천에서 때를 기다린 결실이 나오고 있다. 임준형은 지난해 단 6경기만 던지고도 올해 유력한 선발투수 후보로 떠올랐다. 케이시 켈리가 올해 기대되는 선수로 언급할 만큼 LG 안에서도 그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잘나가는’ 입단 동기들은 임준형에게 자극제가 됐다. 그는 “퓨처스팀에 있을 때 먼저 1군 무대로 올라간 선수들을 보며 ‘빨리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동기들이 잘하니 더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장을 향한 길은 힘겨웠다. 그는 "프로에서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2군에 있을 때 많이 막막했다. 좌절도 느꼈다"며 "힘든 기간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하다보니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린 끝에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임준형은 지난해 9월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불펜 투수로 나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1군 데뷔전을 마쳤다. 이틀 뒤 두 번째 등판에서는 비록 패색이 짙은 경기였지만 kt 강타선을 5⅓이닝 3실점으로 막아 선발감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임준형은 멕시코에서 열린 23세 이하 야구 월드컵을 다녀온 뒤 마지막 한 달 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10월 9일 kt를 상대로 3⅔이닝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더니, 16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된 10월 26일 한화전에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6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도 달성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임준형은 올해 LG의 5선발 후보로 꼽힌다. 그는 “1년 동안 1군에 남는 것이 목표다. 보직은 상관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임준형이 올해도 활약하기 위해선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상대 타자들에게 낯설었던 임준형의 공이었지만, 이제는 타자들이 반격할 시간이 왔다. 더 이상 낯설다는 점만 내세울 수는 없다. 

임준형은 “올해부터는 제구를 확실하게 잡고 마운드로 나갈 것이다. 지난해에는 좌타자 상대로 몸쪽 공을 던지기가 뭔가 어려웠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몸쪽을 던지다가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올해는 자신 있게 변화구를 던져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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