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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 이적의 시대' 관통한 비FA 다년 계약…명예와 낭만은 살아있다

작성일: 2022.02.04 04:30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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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욱 ⓒ곽혜미 기자
▲ 구자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서로를 향한 일편단심이 비 FA(자유 계약 선수) 다년 계약 최고액을 만들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치가 보이는 계약이 '대(大) 이적의 시대'를 가로지르고 있다.

삼성이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연봉 협상 완료 소식을 알렸다. 가장 이슈가 된 내용은 예비 FA 구자욱과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다. 삼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구자욱에게 5년 최대 총액 120억 원( 연봉 90억 원, 인센티브 30억 원) 계약을 안겼다.

이번 겨울부터 KBO는 비 FA 다년 계약을 허용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안치홍과 롯데 자이언츠의 2+2년 계약이 만들어지며, 기존 계약 규정에 대한 유권 해석이 이뤄졌다. KBO는 지난해 7월부터 "FA 선수 외에도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SSG 랜더스가 이를 활용해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지켰다. 선발투수 박종훈이 5년 65억 원, 문승원이 5년 55억 원, 외야수 한유섬과 5년 60억 원에 비 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SSG는 뜨겁게 타오른 이번 FA 시장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한 뒤 팀 전력 핵심이자, 선수단 리더십을 주도하는 선수들 비FA 다년 계약을 계획했다. 외부 FA 영입전 참전도 고려했지만, 핵심 선수 잔류가 우선이었다.

이번 FA 시장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가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이다. NC 다이노스 대표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던 나성범이 6년 150억 원에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다. 두산 베어스에서 영광의 시절을 누렸던 외야수 박건우, 이대호 이후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이었던 외야수 손아섭이 NC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왕조의 마지막 중견수이자 2021년 삼성 부활의 중심에서 주장직까지 맡았던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은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키움 히어로즈 강타자 박병호는 kt 위즈로 향했다.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원소속팀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겨울이었다. 이런 흐름 속에 SSG가 예비 FA 3명의 다년 계약 잔류는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충격 여파는 2022년이 끝난 뒤 FA 최대어로 불리는 삼성 구자욱을 향했다.

▲ 이번 겨울 각각 5년 다년 계약에 합의한 박종훈-한유섬-문승원(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 이번 겨울 각각 5년 다년 계약에 합의한 박종훈-한유섬-문승원(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구자욱은 삼성이 자랑하는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승엽 이후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다. 삼성 연고지인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대구 본리초-경복중-대구고를 거쳐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이번 겨울 동안 구자욱은 활발하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스스로 "푸른 피가 흐른다"며 소속팀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보였다. 삼성은 조심스러웠다. 혹시나 선수 기분을 건드릴 수 있는 잘못된 금액 제시를 걱정하기도 했고, 선수가 FA 시장에서 평가받길 원할 수도 있다는 게 삼성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일은 쉽게 풀렸다. 구자욱 계약 후 스포티비뉴스와 통화한 홍준학 삼성 단장은 "1월 초에 연봉 협상 미팅 자리가 처음 만들어졌다.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우리 선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의중을 물어봤는데, 선수 본인도 삼성과 다년 계약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구자욱이 제시를 안 했으면, 섭섭할 뻔했다고 말했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적극 협상을 했다. FA 시장에 나섰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잡았을 선수인데, 그전에 다년 계약으로 잔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삼성은 구자욱에게 구단 역사상 최고액을 제시했다. 5년 보장액 90억 원, 인센티브 30억 원이다. 연평균 보장액은 6년 동안 120억 원을 보장받은 KIA 나성범보다 2억 원 적고, 6년 100억 원 가운데 94억 원 보장을 받은 박건우보다 많다. 최대 총액을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나성범보다 1억 원 부족한 수준이다.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에게 최정상급 대우를 해준 셈이다.

그야말로 '대이적의 시대'. 원클럽맨, 영구결번 등 명예의 가치가 조금씩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시점이다. 그러나 비 FA 다년 계약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키는 활로가 되고 있다. 명예와 낭만의 가치가 여전히 KBO 리그에 존재하고 있다.

▲ 구자욱(왼쪽)-원기찬 대표이사. ⓒ 삼성 라이온즈
▲ 구자욱(왼쪽)-원기찬 대표이사.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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