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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NOW-놓치면 안 될 명승부⓻] 하뉴 VS 첸, '브라이언 전쟁' 이후 34년 만의 '세기의 대결'

작성일: 2022.02.04 06:24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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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뉴 유즈루(왼쪽)와 네이선 첸
▲ 하뉴 유즈루(왼쪽)와 네이선 첸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저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쿼드러플 악셀에 성공하는 것이죠. 베이징에서 이 기술을 완성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 하뉴 유즈루

"제가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면 더 이상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하뉴)가 아무도 도달하지 않은 영역에 도착하기 위해 자신을 밀어붙이는 것은 놀랍고 비현실적이죠." - 네이선 첸

겨울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던 때는 3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에서 남자 피겨 스케이팅 역사에 남을 명승부가 펼쳐졌다.

'올라운더' 브라이언 보이타노(미국)와 '미스터 트리플 악셀' 브라이언 오서(캐나다)의 대결은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결과는 보이타노의 승리였다. 김연아(32)의 전 스승이자 현재 차준환(21, 고려대)과 하뉴 유즈루(27, 일본)를 지도하고 있는 오서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 하뉴 유즈루
▲ 하뉴 유즈루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도 하뉴와 네이선 첸(22, 미국)의 대결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첸은 평창 올림픽 전까지 출전한 대회에서 좀처럼 실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무너지면서 최종 5위에 그쳤다.

반면 올림픽 우승 경험이 있는 하뉴는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첸을 비롯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친 그는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이들은 다시 맞붙었다. 당시 18살 신예였던 첸은 어느덧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하뉴는 올 시즌 부상을 털고 은반에 복귀했다. 4년 전과 비교해 누가 우월하다고 점치기 어려운 판세다.

하뉴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피겨 스케이팅의 아이콘이 됐다. 다양한 4회전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텝 그리고 뛰어난 표현력까지 두루 갖췄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올라운더'인 그는 올림픽 2회, 세계선수권대회 2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4회, ISU 4대륙선수권대회 1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뉴는 김연아 이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를 향한 일본인들의 지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미디어 가운데 하뉴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실제로 2020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4대륙선수권대회가 열릴 때 하뉴를 취재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린 취재진이 미디어센터를 가득 채웠다.

▲ 하뉴 유즈루
▲ 하뉴 유즈루

또한 그의 연기를 보기 위해 건너온 하뉴의 열성 팬들은 장사진을 이뤘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일본인들이 가장 관심을 쏟는 종목은 하뉴가 출전하는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이다.

'점프 머신'으로 불리는 첸은 흔히 트리플 5종(토루프 살코 루프 플립 러츠)으로 불리는 점프들을 모두 4회전으로 완성했다. 현역 선수는 물론 피겨 스케이팅 역사를 통틀어 첸 만큼 높은 수준의 점프와 기술을 구사한 이는 없다.

여기에 20대를 넘어서며 그 만의 퍼포먼스까지 완성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번 우승한 첸은 자신이 출전한 대부분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의 경력에서 유일한 흠은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이들이 맞붙은 대회는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다. 이 무대에서는 첸이 총점 320.88점으로 우승했다. 반면 하뉴는 289.18점에 그치며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하뉴는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는 ISU 그랑프리 대회를 비롯한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열린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복귀했다. 이 대회에서 그는 그 누구도 실전 경기에서 성공하지 못한 쿼드러플 악셀에 도전했다.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시도만으로 일본 열도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 네이선 첸
▲ 네이선 첸

첸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ISU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총점 269.37점에 그치며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일주일 후에 열린 2차 대회에서는 307.18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첸의 약점은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또한 다양한 고난도 점프가 매 대회에서 안정적이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두 선수 모두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클린한다고 가정하면 첸이 이길 확률이 높다.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 흔들린 멘탈을 바로 잡는 것이 첸의 과제다. 반면 올림픽 경험이 풍부한 하뉴는 대회 기간에 맞춰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점이 관건이다.

첸은 4일부터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첸은 미국 매체 NBC스포츠를 비롯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와 하뉴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피겨 스케이팅의 아이콘이다.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며 라이벌을 인정했다.

▲ 베이징 현지에서 적응 훈련 중인 네이선 첸
▲ 베이징 현지에서 적응 훈련 중인 네이선 첸

하뉴는 아직 베이징에서 공식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단체전에서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설 이는 하뉴가 아닌 우노 쇼마(24, 일본)로 결정됐다.

이들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은 오는 8일 열린다. 이날 쇼트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이틀 후인 10일에는 대망의 프리스케이팅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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