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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의 제가 한심하더라고요” 입술 깨문 이건욱, 부상과 전쟁 이제 끝낸다

작성일: 2022.02.21 13:29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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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 통증을 이겨내고 다시 로테이션 합류에 도전하는 이건욱 ⓒSSG랜더스
▲ 어깨 통증을 이겨내고 다시 로테이션 합류에 도전하는 이건욱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곰곰이 자신이 던지는 영상을 지켜봤다. 금세 눈살이 찌푸려졌다. 단순히 안타를 맞아서, 볼넷을 줘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표정이 너무 믿기지 않았고, 또 그 표정이 너무 싫었다. 

이건욱(27·SSG)은 “내가 이런 표정을 짓고 던졌구나. 표정이 너무 안 좋기는 하더라”면서 “던지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스타일이 아닌데 계속 땀이 나더라. 아마도 식은땀이었을 것이다. 타자랑 싸워야 하는데 안 아프게 던지려고 내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타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떻게 던져서 저기까지 공을 보낼까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이건욱은 영상 속의 자신이 한심하다고 했다.

2020년 최하위권까지 추락한 SSG는 하나의 발견에 위안을 삼았다. 그간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잦은 부상 탓에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던 이건욱의 재기였다. 성적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체 선발로 들어가 시즌 마지막까지 로테이션을 지키며 6승을 거뒀다. 2020년 소화이닝(122이닝)은, 2014년 지명을 받은 이건욱의 전체 경력 소화이닝보다 더 많았다. 드디어 한 발 전진한 셈이었다.

2021년 최대 기대주인 건 당연했다. 김원형 SSG 감독 또한 우선권을 줬다. 당당히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문제는 싹트고 있었다. 2020년 막판부터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황하다가도, 잘 될 것이라 낙관하다, 나아지지 않는 상태에 좌절했다.

이건욱은 “재작년 마지막부터 조금씩 통증이 찾아왔다. 비시즌 동안 쉬면 가라앉을 것이라 생각했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점점 안 좋아지더라”고 떠올리면서 “시즌 중간에 공 던지면서도 많이 고민을 했다. 계속 끌고 가야할 정도의 통증인가, 아니면 그냥 푹 쉬었다가 컨디션 만들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했다.

결국 이건욱은 ‘멈춤’을 선택했다. 이대로 더 던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건욱은 “7월에서 8월 정도의 시기였다. 재활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상태로 공을 던지면 가지고 있는 거 안 나오고, 폼도 안 나올 것 같았다. 뒤에 떨어져서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로테이션 합류라는 고지가 보이는데, 멈춤 사인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 한 번 지루한 재활이 이어졌다.

팔꿈치는 수술을 한 적도 있었다. 부상이라는 부상은 거의 다 당해봤다. 그런데 어깨는 처음이었다. 이건욱이 당황한 이유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 아픈 거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어깨는 이겨내서 던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이었다”면서 “참고 하라면 할 수 있을 정도이기는 한데 못 이길 것 같았다. 밸런스와 스로윙이 무너졌었다”고 멈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또 한 번 부상이라는 단어와 싸워야 했다. 지긋지긋한 이 전쟁에 남몰래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그러나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성실하게 재활을 소화했고, 이제 터널에서 조금씩 빠져 나오고 있다. 불펜피칭 개수와 강도를 모두 높이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특별히 탈이 없었다. 목표점이 보이자 이건욱의 표정도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같이 재활을 하는 문승원 박종훈 조영우의 존재도 힘이 된다. 같이 울고 웃으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이건욱은 “3월에는 라이브피칭도 한다. 그 다음 일주일 정도 쉬고 연습경기 들어가는 일정이다. 5월에서 5월 말에는 올라가고 싶다”면서 “김원형 감독님께 정말 조송하다. 중요한 보직을 주셨는데 너무 책임감 없게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몸을 만들어 올라간다는 각오다. 이건욱은 “빠르게 준비하면 탈이 날 수가 있다. 1년을 꾸준하게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다. 늦더라도 급하지 않게 120% 만들어서 올라갈 생각으로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워낙 부상 재활 경력이 많았던 선수다.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찰 수도 있지만 이제는 발상의 전환을 하려고 한다. 이건욱은 “아플 곳은 다 아파봤다. 이제 그만 아파야 한다”면서 “공 던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데, 걱정되는 게 시즌 전체를 버틸 수 있을까다. 운동은 많이 하는데 걱정은 있다. 그래도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내일을 기약했다. 올해는 영상 속의 자신을 당당하게 쳐다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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