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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만 있었다면"…'싱어게인2' 배인혁, 다시 노래하기 위하여[인터뷰S]

작성일: 2022.03.06 08:30 장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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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인혁. 제공| JTBC
▲ 배인혁. 제공| JTBC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로맨틱펀치의 프론트맨 배인혁이 톱10으로 '싱어게인2' 대장정을 마쳤다. 매번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한 무대로 안방을 휘저은 그는 화려하면서도 매혹적인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많은 시청자들의 '최애'가 됐다. 

2003년 가요계에 데뷔한 배인혁은 약 19년 만에 홀로 무대에 서는 도전을 감행했다. 20년 가까이 무대를 누비며 대한민국 밴드 중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가장 많이 선 주인공으로 불리는 그가 '싱어게인2'를 통해 재평가 됐다는 표현은 옳지 않은 듯하다. 다만 '싱어게인2'는 배인혁이라는 가수가 가진 에너지를 지금껏 그를 잘 몰랐던 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가 됐다.

배인혁은 방송을 통해 '싱어게인1'에도 출연하려 했으나 윤도현의 만류로 출연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그는 "(윤)도현이 형이랑 친해서 자주 연락을 드린다. 솔직히 제 노래가 누가 들어도 평범하지는 않은 스타일이라 오디션이랑 잘 안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라며 "시즌2에는 몰래 나갔다. 형은 심사위원이고, 저는 참가자라 주차장에서 우연히 뵈어도 아는 척을 안 했는데 다 끝나고 나서 연락이 오셨다. '네가 특이하고 안 좋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정말 잘 했다'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뿌듯해했다. 

20년차 밴드의 프론트맨인 그가, '싱어게인2' 출연을 선뜻 결정하기까지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반면 배인혁은 오히려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어야 저희 음악을 정확하게 들어주실 거라고 생각했"라며 "'싱어게인'이라는 제목에 저처럼 어울리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싱어게인'이 '다시 노래하다'라는 의미 아닌가. 저처럼 다시 노래하는 걸 원한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무대가 좋고, 무대가 그리워 '싱어게인2'에 출전한 그는 물만난 물고기처럼 무대 위에서 날고 뛰었다.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부터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 샤이니의 '셜록'까지, 허를 찌르는 선곡과 무대를 휘몰아치는 록 편곡으로 심사위원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매료시켰다.

배인혁은 매 무대마다 반전을 준 선곡에 대해 "대중음악, 그 시대에 영향력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샤이니의 경우 제가 정말 좋아하고, 원래 팬이다. 샤이니 음악에는 80년대 로큰롤스러움이 있다. 제작진 분들은 원래 김현식, 들국화, 심수봉을 원하셨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요청드렸고, 제작진 분들도 흔쾌히 받아주셨다"라고 했다. 

'밴드의 시대', '탑밴드', '복면가왕' 등 다양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 로맨틱펀치는 늘 자우림의 노래를 '비기'로 선곡하곤 했다. '탑밴드'에서는 '카니발 아무르'를 불렀고, '밴드의 시대'에서는 '일탈'을 선곡했다. 또한 '복면가왕', '싱어게인2'에서는 '하하하쏭'을 불렀다. 특히 '싱어게인2'에서는 패자부활전에 '하하하쏭'을 선곡, 마지막 한방을 노렸다.

배인혁은 "자우림이 가장 독보적이고 멋진 밴드라고 생각한다. 작가주의적인 자신들만의 길로 나아가는 밴드, 밴드의 길을 보여주는 밴드라고 생각한다"라며 "밴드가 자기 얘기를 할 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김윤아 씨의 작가주의적인 태도가 정말 멋있다"라고 했다.

이어 "파워풀하면서도 비참하고, 내면으로 파고드는 것도 정말 잘 하시고 보여주는 퍼포먼스까지 멋있는, 가장 매력적인 밴드"라고 칭찬하며 "평소에도 자우림 노래를 정말 많이 부른다. 남성, 여성으로 갈라서 표현하는 걸 안 좋아하긴 하지만 저에게 중성적인 느낌이 있어서 자우림 노래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싱어게인2' 톱10이라는 빛나는 훈장을 새롭게 취득하게 된 그는 당분간은 '싱어게인2' 전국 투어 등 다양한 스케줄을 통해 로맨틱펀치 프론트맨 대신 가수 배인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출연 전 목표로 삼았던 결과를 묻자 배인혁은 "2가지 선택지를 목표로 삼았다. 한 개는 100만 뷰가 나오는 영상이고, 그런 이슈가 없다면 결승 진출이었는데 두 개 다 꿈을 못 이뤘다"라고 울상을 지으며 "제가 반상회에 나가는데 반상회 분들이 지금도 제가 음악하는지를 모른다. 그 분들이 알 정도의 이슈를 원했다. 먼저 알아봐주실 정도면 이슈가 된 것 아니었을까. 관리사무소 아저씨가 알아봐줄 정도? 근데 아직은 아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배인혁. 출처| 배인혁 인스타그램
▲ 배인혁. 출처| 배인혁 인스타그램

뼛속까지 로커인 배인혁은 "록의 부흥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소름돋는 고음, 풍성한 편곡이 '치트키'로 불리는 오디션에서 일렉 기타를 들쳐 메고 무대를 누빈 그이기에 더욱 이해되는 절실한 부담감이다. 

배인혁은 "록을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셜록' 무대는 리허설 후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뽑은 제일 좋은 무대이기도 했다. 이런 걸 보고 록이 그렇게까지 사람들에게 비호감은 아니구나 라는 걸 느꼈다"며 "예전에는 홍대에 기타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이젠 거의 없다. 홍대에 기타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저만이 아니라 록밴드가 잘 되는 시대가 한 번 왔으면 좋겠다"라고 록의 부흥을 바랐다.

관객이 없었던 경연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배인혁은 "관객과 호흡이 공연의 90%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6개월간 경연을 하면서 관객을 못 만난 건 정말 아쉽다 . 공연이 있었다면 톱3에는 무조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관객에게 압도감을 줄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방송으로는 카메라가 담지 못하는 게 분명히 있었다"라고 했다. 

'싱어게인2'는 여러모로 배인혁이라는 사람과 가수의 매력을 대중에게 제대로 알린 자리가 됐다. '싱어게인2'로 배인혁이 궁금해졌다면 그의 블로그 '마이 매드 록 다이어리'를 일독하길 권한다. 세상에 관한 염세로 가득한 듯하지만 제법 희망차고 긍정적이며, 드라마를 보며 감동도 받고, 귀여운 고양이도 키우고, 음악과 사색의 세계에서 유영하는 배인혁의 솔직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싱어게인2'에 도전하는 동시기에 적힌 그의 글에서는 '내 인생은 X같은 모카 프라푸치노'라는 표현이 나온다.

왜 녹차도, 딸기도 아닌 커피일까 궁금해진, 꽤나 엉뚱한 질문에 배인혁은 "처음 먹었을 땐 달콤하고 맛있는데, 반 정도 먹으면 얼음만 남고 맛이 없는 거다. 인생이 맛있을 것 같고 내일이 꽤 희망찬 것 같아도 별 거 아닌 게 인생 같았다. 희망찬 내일이라기엔 행복이란 게 정말 열심히 찾아야 조금씩 부산물로 떨어지는 것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인생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다만 '싱어게인2'라는 인생의 짜릿하고 흥미로운 도전을 마친 그에게 '싱어게인2' 이후 인생이 때로는 마지막까지 향기를 음미하며 즐길 수 있는 진한 아메리카노 같은 삶도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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