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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팬 더 많은데?"…장충은 한국전력의 놀이터였다

작성일: 2022.04.02 06:4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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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챙겼다. ⓒ KOVO
▲ 한국전력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챙겼다. ⓒ KOVO

[스포티비뉴스=장충, 김민경 기자] "경기 시작 전에, 우리 팬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창단 첫 봄배구 승리를 향한 열망은 한국전력 선수단과 팬들 모두 같았다. 정규시즌 4위 한국전력은 3위 우리카드의 홈구장인 장충체육관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원정팀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기꺼이 원정길에 함께 나선 한국전력 팬들이 만원 관중 못지않은 응원을 보내며 코트에 에너지를 더했다.

덕분일까. 한국전력은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30-28, 18-25, 25-22, 25-19)로 이겼다. 박철우, 서재덕, 신영석 등 주축 선수들은 물론, 큰 무대에 처음 나선 리베로 이지석까지 신들린 수비를 펼치며 우리카드를 제압했다.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포스트시즌 첫 승이다. 한국전력은 2011~2012시즌 준플레이오프,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현대캐피탈을 만나 2패만 떠안았고,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OK금융그룹에 2패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올 시즌 4번째 도전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챙겼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창단 이래 포스트시즌 첫 승이다. 기록을 세운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다.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다음 경기도 준비 잘하겠다"고 덤덤하게 구단의 새 역사를 쓴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력 프랜차이즈 스타 서재덕도 감격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두 번 경험했고, 두 번 다 졌다. 이번에 세 번째 기회가 왔는데, 정말 든든한 형들이 있어서 이번 포스트시즌은 정말 자신 있다. 팬들도 기대해주신 만큼 우리는 오늘(1일) 경기처럼 앞만 보고 달릴 것이다. 공 하나하나 최선을 다할 것이고, KB손해보험과 플레이오프도 어떻게든 이기려고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철우는 베테랑답게 한국전력 선수들이 장충체육관을 놀이터로 삼을 수 있게 앞장섰다. 다우디가 주춤할 때 대신해서 해결사 임무를 톡톡히 해줬고, 공격 성공 뒤에는 크게 포효하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장 감독은 그런 박철우를 보고 "나이 먹고 너무 혹사시킨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박철우는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이 났다고 했다. 그는 "경기 시작 전에 우리 팬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응원을 많이 와주셔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경기할 때 소리도 많이 지르고 액션도 크게 하는 편이다. 원래는 소심하고 겁을 많이 내는 편인데, 그걸 극복하고 싶어서 더 박수 치고 뛰어다니고 팬들과 호응하며 에너지를 얻으려 한다"고 했다. 

▲ 한국전력 선수들이 승리 뒤 환호하고 있다. ⓒ KOVO
▲ 한국전력 선수들이 승리 뒤 환호하고 있다. ⓒ KOVO

이어 "동료들이 그 에너지를 받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팀은 그런 점에서 에너지가 증폭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재미있게 경기한다. (신)영석이가 없었으면 외로웠을 것이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이야기해줘서 정말 든든한 존재다. 10년 동안 한국전력에서 같이 배구를 하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신영석은 "(박)철우 형이 오늘 눈이 조금 이상한 것 같더라. 상대팀을 바라볼 때는 누구를 잡아먹을 듯했고, 우리팀을 볼 때는 든든한 맏형의 눈빛으로 싸우고 달래주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힘이 나더라. 지쳤는데도 정말 재미있고, 플레이오프가 아닌 것 같이 즐겁게 뛰어논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승리의 맛을 안 한국전력 선수들의 돌풍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한국전력은 2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정규시즌 2위팀 KB손해보험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플레이오프도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단판 승부다. 의정부체육관도 한국전력과 팬들이 장악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장 감독은 "이제는 모른다. 체력적으로는 데미지가 크지만,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이 많다. 이번에는 KB손해보험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한다"며 또 하나의 기적을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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