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신인왕 LG 정우영. ⓒ곽혜미 기자
▲ 2019년 신인왕 LG 정우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2019년 신인지명은 팬들 사이에서 '전설의 드래프트'라고 불릴 만큼 단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신인왕 정우영을 시작으로 10일 한화전에 등판한 이지강까지 11명 가운데 무려 10명이 1군에 데뷔했다. 

KBO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신생팀 제외 같은 해 신인이 가장 많이 1군 경기에 나선 경우는 11명이다. 2009년과 2011년 LG, 2014년 한화와 SK(SSG), 2015년 넥센(키움)까지 모두 5차례 있었다. 단 이 11명은 육성선수까지 포함한 숫자다. 2019년 LG는 1차지명과 드래프트 선발 선수까지 11명 중 10명이 1군 경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18년 LG 단장으로 신인 지명을 이끌었던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에게 당시 에피소드를 물었다. 당시 고교야구 대회가 열릴 때면 잠실만큼 목동을 자주 찾았던 양상문 해설위원은 "뿌듯하다. 이때 뽑은 선수들이 잘 해주니까"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 이정용 ⓒ곽혜미 기자
▲ 이정용 ⓒ곽혜미 기자

"이정용은 1차지명 후보라 기장까지 가서 살펴봤다. 만난 자리에서 프로 특급 타자들을 언급하면서 이 선수들을 실전에서 만나면 어떻게 승부할지 의견을 물어봤다. 나름대로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하길래, 준비가 된 선수라는 확신이 생겼다. 경기도 봤는데 딱 한 타자 승부하는 것만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니까 주변 다른 팀에서 결정했느냐고 하더라. '나중에 봅시다' 하고 올라왔다."

"사실 대졸 선수를 1차지명으로 뽑기가 쉽지 않다. 스카우트들에게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당시에도 팔이 안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입단 후 2019년 수술). 그래도 직접 확인한 결과 확신이 있었다. 지금 활약이 우연이 아니다."

(이정용은 2019년 1차지명 10명 가운데 유일한 대졸 선수였다. LG가 2006년 경성대 김기표 이후 무려 13년 만에 뽑은 대졸 1차지명 선수이기도 하다. 전면드래프트 1라운드까지 범위를 넓히면 2012년 중앙대 조윤준 이후 처음이다.)

▲ 정우영 ⓒ곽혜미 기자
▲ 정우영 ⓒ곽혜미 기자

"특히 정우영을 보려고 서울고를 많이 갔던 기억이 난다. 유정민 감독이 기억할 거다. 사실 처음에는 정우영에 대한 평가가 그정도로 높지는 않았다. 그래서 던지는 것도 보고 훈련하는 태도도 보려고 서울고를 6~7번 갔다."

"원래는 3~4라운드 정도에 뽑힐 거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럼 우리가 한 번 먼저 뽑자고 주장했다. 당시 팀에 사이드암 투수가 신정락뿐이었다. 정우영은 가서 보니 싱커만 던지고, 제구도 지금처럼 좋지는 않았는데도 공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훈련하는 걸 보면서 조금만 잡아주면 되겠다 싶어서 내가 책임질테니 일찍 뽑자고 했다."

(정우영은 1군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뒤 개막엔트리에 포함돼 시즌을 맞이했다. 그해 개막 2차전이었던 3월 24일 KIA전에서 데뷔한 뒤 총 5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2와 4승 1세이브 16홀드를 기록하며 2019년 신인왕을 차지했다.)

▲ 문보경 ⓒ곽혜미 기자
▲ 문보경 ⓒ곽혜미 기자

"문보경 구본혁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있었지만 백업 선수가 충분하지 않았다. 구본혁은 타격은 떨어져도 수비는 훌륭한 선수였고, 문보경은 수비는 조금 그래도 타격이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 또 마지막 10라운드 한선태도 내가 책임질테니 뽑자고 했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당시 함께 현장을 누볐던 이들을 떠올리며 "백성진 스카우트팀장, 황현철 스카우트와 대회는 물론이고 학교까지 많이 찾아다녔다. 그렇게 발굴한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얘기했다. 백성진 팀장은 올해도 스카우트팀을 이끌고 있고, 황현철 당시 스카우트는 현재 운영2팀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양상문 해설위원이 LG 감독 시절 지명을 요청한 선수도 지금 1군에서 활약하고 있다. 바로 2018년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이재원이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1년 앞에 이재원 뽑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 개막 전에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이라는 대회가 열려서 중계를 보는데 어린 선수가 밀어서 홈런을 치더라. 타격이 눈에 띄어서 구단에 이 선수는 뽑았으면 한다고 얘기를 했었다"고 돌아봤다.  

▲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 ⓒ 곽혜미 기자
▲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 ⓒ 곽혜미 기자

▷LG 2019년 지명 선수 1군 데뷔일

2R 투수 정우영 2019년 3월 24일
4R 투수 강정현 2019년 5월 10일
6R 내야수 구본혁 2019년 6월 4일
10R 투수 한선태 2019년 6월 25일
1R 투수 이상영 2019년 8월 6일
1차 투수 이정용 2020년 7월 24일
5R 투수 남호 2020년 9월 7일
3R 내야수 문보경 2021년 5월 1일
8R 투수 임준형 2021년 9월 3일
9R 투수 이지강 2022년 5월 10일
*7R 포수 김성진 2020년 6월 24일 1군 등록, 미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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