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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유령은 실체가 없다… ‘핏빛 투혼’ 고우석의 집중력이 이를 증명했다

작성일: 2022.05.22 10: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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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인천 SSG전 9회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낸 LG 고우석 ⓒ곽혜미 기자
▲ 21일 인천 SSG전 9회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낸 LG 고우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LG는 2021년 5월 21일 인천 SSG전에서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다. 포수 유강남을 비롯해 내야수들이 경기 상황을 순간 놓친 게 발단이 됐다.

이미 죽은 주자 한유섬을 쫓아다닌 사이, 이 상황을 정확히 꿰뚫었던 3루 주자 추신수가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기더니 유유하게 홈을 밟으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팬들은 농담 삼아 ‘유령’이 LG를 괴롭혔다고 했다. 이 장면은 LG를 꽤 오래 괴롭혔다.

그로부터 1년 뒤, 올해 5월 20일에도 9회 상대 주자 플레이에 당한 수비 실책으로 끝내기 패배의 울분을 삼켰다. 4-4로 맞선 9회 무사 1,2루에서 최지훈의 중견수 뜬공 때 2루 주자 김민식이 3루를 밟았다. 그런데 끝내기 주자도 아닌 후속 주자 추신수의 태그업에 신경을 쓰다 송구 실책이 나와 또 끝내기 실책으로 패했다. 팬들은 또 유령이 왔다고 했다.

사실 유령은 팬들의 농담일 뿐, 실체가 없다.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거나, 너무 긴장하거나, 또는 잘하려고 하다 실수를 한 나머지 실책이 나왔을 뿐이다. 집중만 하면 인천 하늘에 유령이 진짜 떠돌든 그렇지 않든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LG는 이를 증명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그 중심에 있었다.

LG는 5회까지 4-0으로 앞서다 그 이후 SSG의 추격에 시달려야 했다. 6회 2점을 내줬고, 8회 다시 한 점을 내주며 1점차까지 쫓겼다. 그리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전날 끝내기 패배를 당한 마무리 고우석이었다. 묘하게 전날 역전패 상황이 오버랩됐다.

사실 고우석에게는 등판 전부터 불길한 조짐이 있었다. 손가락에 물집이 터진 것이다. 21일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고우석의 유니폼에는 핏빛이 있었다. 고우석은 웜업 전부터 뭔가 낌새가 이상하더니, 결국 터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불펜에서 몸을 풀 때는 패스트볼을 던지지도 못하고, 커브로 몸을 길게 풀었다. 여러모로 악조건이었다.

하지만 집중력이 이를 이겨냈다. 고우석은 “참고 던지다보면 까먹기도 한다. 몰입하기 전에는 신경이 쓰이다가, 몰입하면 잘 안 느껴진다”고 미소 지었다. 실제 고우석은 이날 위기 상황에서 강한 집중력을 과시했다. 1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상대 중심타자들이자 힘이 있는 타자들인 한유섬 크론을 차례로 삼진 처리하고 경기의 문을 닫았다.

전날 경기의 잘못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또 냉정하게 경기를 응시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잊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억을 상기하며) 심호흡도 하고 그러니 더 냉정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손가락의 아픔도 잊을 수 있었고,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충분히 타구를 외야로 날려보낼 수 있는 타자들을 상대했지만, 고우석은 평소 이미지트레이닝을 한 대로 공을 던지려 노력했고 성공을 거뒀다. 고우석은 “몸쪽 승부를 높게 던져보자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카운트를 잡고, 낮게 결정구를 던지는 이미지트레이닝을 했었다. 생각한대로 해보자고 했다”면서 이날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비결을 뽑았다. 

경기 전부터 LG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주장 오지환이 선수들에게 이를 당부했다. 고우석도 그런 오지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이를 바라보는 류지현 LG 감독 또한 "끝까지 집중력 흐트러지지 않았던 우리 모든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제 끝내기 패배를 오늘 승리를 만들며 이겨내는 정신력이 우리 LG 트윈스의 힘"이라고 대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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