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 진영까지 자주 올라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던 왼쪽 풀백 김진수 ⓒ곽혜미 기자
▲ 공격 진영까지 자주 올라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던 왼쪽 풀백 김진수 ⓒ곽혜미 기자
▲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전했던 오른쪽 풀백 김문환 ⓒ곽혜미 기자
▲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전했던 오른쪽 풀백 김문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겨울에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으로 인해 일찍 시작한 K리그 일정 후폭풍일까. 아니면 실험에 따른 혼란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좌우 측면 수비가 6월 A매치 내내 불안정한 흐름을 노출 중이다. 압도적인 상대 브라질의 기에 눌리며 실수가 잦았고 칠레에도 빌드업 과정에서 아쉬움이 컸다. 파라과이전은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특징있는 경기력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전에 좌우 풀백으로 김진수-김문환(이상 전북 현대) 조합을 내세웠다. 

브라질전에서 홍철(대구FC)-이용(전북 현대) 카드를 꺼냈고 후반 12분 김문환이 교체 투입됐다. 칠레전에서는 홍철-김문환 조합이 등장해 끝까지 뛰었다.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문환이 빠지고 이용이 투입됐고 23분 김진수를 대신해 홍철이 들어왔다. 

왼쪽 풀백 홍철, 김진수와 오른쪽 풀백 이용, 김문환은 각자 개성이 확실하다. 홍철은 세트피스에서 예리한 왼발 킥이 장점이다. 허를 찌르는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패스도 좋다. 김진수는 왼발 크로스와 공격 가담 능력이 괜찮다. 이용은 날카로운 오른발 런닝 크로스에 풍부한 경험, 김문환은 앞선 공격수와 잔패스를 앞세운 연계가 좋다. 

경기마다 장점이 극대화하면 최적이지만, 이상하게도 3연전 동안 이들의 장점은 쉽게 노출되지 않고 있다. 소속팀에서 햄스트링 이상으로 재활하다 파라과이전을 통해 복귀한 김진수를 예외로 치더라도 신선한 경기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브라질전의 경우 이용은 전방으로 연계되는 패스를 잡으려다 미끄러지기를 다반사, 볼 연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의 기록에 따르면 패스 연계 횟수에서 이용이 13회에 불과했다면 김문환은 26회나 됐다.

칠레전에서는 좌우에서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들이 나오기는 했다. 특히 김문환에서 시작해 손흥민을 지나 정우영을 거쳐 다시 손흥민에게 전달되는 약속된 플레이들이 보였다. 그렇지만, 몇 차례를 빼면 볼을 뺏기면서 위기를 초래하는 장면들도 많았다. 

파라과이전에서도 중앙 수비진과 거리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미겔 알미론(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정승현(김천 상무) 혼자 상대하는 아픈 장면이 나왔다. 뒷공간 수호가 늦어진 결과는 참담했다. 알미론에게 두 번째 골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측면에서의 압박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들어오며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가르는 것을 멍하니 지켜봤다. 그나마 홍철이 오른쪽의 이용을 향해 전환 패스를 하는 등 공격 방향을 바꾸려 애를 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풀백들의 실수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빌드업에서 출발과 연계 사이에 있고 상대 압박에 항상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K리그 A팀의 B감독은 "대표팀 경기를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라면서도 "풀백들이 오버래핑하며 앞선의 공격수들과 동일선상에 있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공격 실패로 역습 시 뒷공간 커버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빌드업 마무리에서 중앙으로 크로스가 아닌 패스로 잘게 썰어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풀백들이 동료들과 2대1 패스를 하는 경우가 잦다. 이 과정이 섬세하지 못하면 실수로 이어지는데 그것이 크게 보여서 상대 역습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이 걱정을 끼치는 것 같다"라며 걱정했다. 

주중-주말로 이어졌던 K리그 일정으로 인해 체력도 완벽하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들 네 명은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소화하느라 동남아 원정까지 소화했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모두 걸렸던 경험이 있다. 잔부상으로 회복하는 시간도 거쳤다. 대구, 전북 모두 측면 수비력이 떨어져 실점하는 공통점도 있다. 

역시 익명을 바란 C팀의 D감독은 "대구, 전북을 상대하는 팀들은 측면을 집중 공략해야 득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골결정력으로 승점을 가져오는 것에 가려져 있을 뿐, 풀백의 체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후반 막판에 스피드가 있는 조커들을 투입, 풀백 뒷공간을 더 공략하는 전략도 많이 활용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파라과이전에서 김문환 대신 이용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기용한 것에 대해 "후반에도 빌드업이 좋지 않았다"라며 "상대의 고강도 압박이 익숙하지 않은 몇몇 선수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경기에서 이런 것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판단 능력을 키워야 한다"라며 선수들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했다.

박민규(수원FC), 김태환(울산 현대)은 3경기 내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모의고사인 14일 이집트전도 박민규, 김태환은 명단에서 빠지거나 교체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좌우 균형 잡기, 안정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풀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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