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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23년만의 4강…이제는 27년만의 우승으로” 배재고 안겸의 꿈

작성일: 2022.07.18 07:30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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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고 3학년 포수 안겸. ⓒ고봉준 기자
▲ 배재고 3학년 포수 안겸.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신입생 때 4강을 경험해봤거든요. 이제는 결승까지 뛰어보고 싶어요.”

1990년대 마지막 전성기를 누린 뒤 전국대회와 멀어졌던 배재고가 다시 힘찬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배재고는 17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32강전에서 선발투수 홍윤재의 7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앞세워 공주고를 4-1로 제쳤다.

1971년 창단한 배재고는 한때 프로야구의 젖줄 노릇을 했다. 동기생인 이광은과 하기룡, 신언호는 KBO리그 출범과 함께 MBC 청룡에서 활약했고, 이어 김태원과 노찬엽이 그 명맥을 계승했다.

전국대회에서 가장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낸 때는 1990년대였다. 특출난 슈퍼스타는 없었지만,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4차례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고, 1995년 대통령배에선 김선우가 버티던 휘문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재고는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정상과 멀어졌다. 다른 서울권 명문고들의 강세 속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전국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4강 진출은 1997년 봉황대기로 남게 됐다.

그러나 2020년을 기점으로 배재고는 조금씩 달라진 면모를 뽐내고 있다. 10년째 사령탑을 지내고 있는 권오영 감독의 지휘 아래 좋은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고, 전국대회에서도 과거보다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에도 몇몇 재목이 눈길을 끄는 중이다. 대표적인 선수는 3학년 안방마님 안겸이다.

안겸은 이날 공주고전에서도 3번 포수로 나와 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또, 안방에선 1년 후배 홍윤재의 호투를 끌어내며 자기 몫을 다했다.

이날 연락이 닿은 안겸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합심해서 이겨 정말 기분이 좋다. 사실 3월 신세계 이마트배에선 첫 번째 경기(우신고전)에서 2-3으로 졌는데 이번 대회에선 1회전과 32강전에서 연달아 승리를 맛봤다”고 웃고는 “개인적으로는 전국대회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해서 기쁘다. 또, (홍)윤재가 정말 좋은 공을 던져줘서 포수로서도 뿌듯했다”고 말했다.

안겸은 배재고 1학년 때부터 타격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물론 신입생이 포수로 뛰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외야수를 주로 보기는 했지만, 형들을 제치고 중심타선까지 올라설 만큼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포수로서의 잠재력도 뛰어났다. 강한 어깨로 상대 주자들을 묶는 능력은 물론, 활발한 성격으로 투수들을 이끄는 자세 모두 호평을 받았다.

안겸은 “감사하게도 주위에서 나를 ‘팀을 잘 이끌 줄 아는 선수’라고 표현해주신다”며 멋쩍게 웃고는 “나 역시 스스로 에너지가 넘치는 포수라고 생각하기는 한다. 실제로 투수가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 되면 먼저 마운드로 올라가 기분을 북돋아 주곤 한다”며 자신을 어필했다.

▲ 안겸. ⓒ배재고 제공
▲ 안겸. ⓒ배재고 제공

어릴 적 당시 KIA 타이거즈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윤석민을 보고 팬이 된 안겸은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강서구리틀야구단으로 들어가 처음 배트를 잡았다. 이어 강남중 시절까지 투수와 포수를 겸업하다가 배재고 진학 후 본격적으로 안방마님의 길을 걸었다.

안겸을 스카우트한 권오영 감독은 “(안)겸이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남달랐다. 정말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좋았다. 포수로서는 큰 장점이다”면서 “어깨도 타고났다. 주자들이 쉽게 뛰지 못할 정도다. 다만 지난해 쇄골 부상이 있어서 잠시 침체기가 왔지만, 올 시즌 다시 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진출을 앞둔 안겸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347(49타수 17안타) 10타점 12득점으로 활약하며 배재고의 전·후반기 서울권C 주말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물론 경남고 김범석이나 경기상고 엄형찬, 원주고 김건희 등과 비교해선 아직 세밀한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그래도 잠재력만큼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안겸은 “졸업을 앞두면서 또래 포수들의 이름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내 실력이 아직은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도 분명 있지만,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을 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느낀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커다란 포부도 함께 밝혔다. 바로 배재고의 결승 진출 그리고 우승이다.

1학년이던 2020년 외야수로 뛰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에서 4강행을 도왔던 안겸은 “사실 최근에는 배재고가 강팀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3학년으로서 그 선입견을 깨고 싶다”면서 “2년 전 준결승 진출이 1997년 봉황대기 이후 23년만이었다. 일단 그 기록은 새로 쓴 만큼 1995년 대통령배 제패 이후 27년만의 결승 진출과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작성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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