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충고 육선엽 ⓒ곽혜미 기자
▲ 장충고 육선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내일이 어딨어?”

사령탑의 한마디가 고교 유망주 투수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한번도 100구 이상 던져본 적이 없었지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경기에서 패한다면 올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는 상황. 육선엽(2학년)은 혼을 담은 투구로 장충고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장충고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구고와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7-6으로 이겼다. 이로써 장충고는 봉황대기 첫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육선엽의 호투가 돋보였다. 4회 2사 1,2루 때 마운드에 선 육선엽은 실점 위기에서 팀을 건져냈다. 이날 5⅔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102개다. 육선엽은 140㎞ 후반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육선엽은 “이렇게 많이 던진 건 처음이다”며 “평소보다 제구력도 좋았다. 하지만 100% 만족하지 않는다. 계속 던지다보니 힘이 부치더라. 그래도 승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마운드에 오를 때만 해도 60개정도 투구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송민수 감독은 육선엽을 믿고 더 긴 이닝을 맡겼다. 육선엽은 “감독님이 경기 도중에 ‘내일이 어딨냐’고 하셨다. 그때 100개 정도 던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육선엽은 신장 189㎝에 체중 87㎏의 건장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최고구속 148㎞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최근에는 커브도 연마하고 있다.

▲ 장충고 육선엽 ⓒ곽혜미 기자
▲ 장충고 육선엽 ⓒ곽혜미 기자

하루하루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육선엽이다. 내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최동원상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발전하겠다는 각오다. 육선엽은 “생각보다 구속이 많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계획이다. 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러닝도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사령탑도 칭찬 일색이다. 송민수 감독은 “육선엽의 강점은 볼 스피드다. 슬라이더도 빠르고 날카롭다. 내년에는 구속이 더 늘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는 선수가 될 것이다”며 찬사를 보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