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양의지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양의지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아빠는 위대했다. NC 다이노스 안방마님 양의지(35)가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양의지는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4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NC는 16-5로 크게 이겨 2연승을 달렸다. 

경기에 앞서 양의지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했다. 올해로 6살인 딸 소율이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애국가를 부르기 위해서였다. 양의지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 전광판 쪽에 있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서 있느라 애국가를 부르는 딸과 딸의 친구들을 등지고 있었는데, 애국가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이 서 있는 곳을 돌아봤다. 애국가 부르기를 끝낸 딸은 유치원 선생님의 지도 아래 줄을 맞춰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느라 아빠의 시선을 미처 느끼지 못한 듯했다. 

아빠는 딸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0-1로 뒤진 1회말 2사 1루 첫 타석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1루주자 박건우가 상대 포수 안승한의 패스트볼을 틈타 2루를 밟았고, 양의지는 좌익수 왼쪽 적시타를 쳐 박건우를 불러들였다. 

5회말 대거 7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잡을 때도 양의지가 중심에 있었다. 4-4로 맞선 가운데 노진혁이 좌월 투런포를 쳐 상대 선발투수 로버트 스탁을 흔들었다. 김주원의 사구와 이명기의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로 연결됐고, 박민우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 8-4로 거리를 벌렸다. 

양의지는 이어진 2사 1, 3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이승진을 공략했다. 볼카운트 1-1에서 커브 실투가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시즌 17호포. NC가 11-4로 크게 달아나면서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양의지는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존을 넓게 보고 있었고, 실투가 들어와서 타격했는데 홈런이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포수로서 안정감도 돋보였다. 선발투수 송명기가 3⅓ 3실점(2자책점)에 그친 뒤 조기 강판하는 바람에 양의지가 불펜을 끌고 가야 할 부담이 컸는데, 김진호(1⅔이닝 1실점)-류진욱(1이닝)-김영규(1이닝)-이재학(1이닝 1실점)-하준영(1이닝)이 각자 자기 몫을 해줬다. 

양의지는 "선발투수가 일찍 교체되면 어쨌든 많은 투수들이 올라와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포수로서 생각도 많아지고 바빠질 수밖에 없는데, 뒤에 나온 투수들이 모두 좋은 공을 던져줬다. 그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 NC 다이노스 양의지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양의지 ⓒ NC 다이노스

리그 최정상급 포수인 양의지는 올해 생애 2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125억원 계약을 하며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했고, 올 시즌을 마치면 한번 더 자격이 주어진다. 두산 박세혁, LG 유강남, SSG 이재원, KIA 박동원 등 각 팀의 주전 포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오는 상황에서도 양의지는 S급 대우를 받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이제는 지명타자로도 뛰면서 수비 이닝을 관리해야 할 나이가 된 게 사실이지만, 또 한번 100억 이상의 계약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전반기는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전반기 74경기 타율 0.256(242타수 62안타), 9홈런, 45타점으로 스스로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았는데, 후반기 31경기에서 타율 0.327(110타수 36안타), 8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자기 페이스를 되찾았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을 때보다는 성적이 떨어졌지만, 양의지가 홈플레이트 뒤나 타석에서 주는 위압감은 여전하다. 

양의지는 "시즌 초반에 안 좋았기 때문에 밸런스를 찾으려고 훈련을 많이 했다. 전반기 끝날 때쯤 체력적으로 안정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타격감도 올라온 것 같다.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딸 소율은 이날 경기가 밤늦게까지 이어진 탓에 아빠를 끝까지 응원하지는 못했다. NC 관계자는 "평소에 올 때는 끝까지 경기를 보는 편인데, 내일(8일)은 유치원에 등원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귀가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그래도 아빠의 활약상을 감상하기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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