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곽혜미 기자
▲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우려했던 사태가 단 하루 만에 벌어졌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필승조 투수 김태훈이 부상으로 이탈한 날, 키움이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역전패했다. 새로 찾은 필승조 김선기도, 마지막 보루였던 김재웅도 무너졌다. 

"부상 소식을 전하는 게 괴롭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9일 고척 LG전을 앞두고 김태훈의 부상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태훈은 8일 LG와 경기에서 2-2로 맞선 8회 올라와 탈삼진 2개를 잡은 뒤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그리고 옆구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추석 연휴라 당장 검진을 받지는 못했지만 통증이 심각해 투구가 어려운 상태라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이날 키움은 7회까지 3-1로 앞서 있었다. 선발 한현희가 7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았고, 타자들은 상대 실책을 바탕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이지영은 6회 2사 2루 기회에서 적시타를 때렸다. 그러나 남은 아웃카운트 6개가 힘겨웠다. 김선기(⅔이닝 2실점)와 김재웅(1이닝 3실점)이 경기를 다 끝내지 못했다. 

▲ 김재웅 ⓒ곽혜미 기자
▲ 김재웅 ⓒ곽혜미 기자

홍원기 감독은 김선기의 구위가 필승조로 쓸만큼 올라왔다며 계속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선기는 8일에도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태훈이 갑자기 내려가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기 몫을 다했다. 그러나 7일부터 시작한 사흘 연투 여파인지 9일 경기에서는 타자 네 명을 상대하며 안타 2개를 맞았다. 

김재웅은 지금까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던 LG 오지환에게 일격을 당했다. 8회 2사 2루에서 오지환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가 중전 적시타로 돌아왔다. 9회에는 2사 후 연속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김성진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다. 김재웅은 올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와 첫 패배를 안았다. 

키움은 전반기 7회까지 앞선 4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27로 2위였다. 김재웅(1.11)-이승호(1.89)-문성현(1.57)이 나란히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통곡의 벽을 이뤘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6.55로 폭등했다. 이승호가 10.80으로 부진한데다 옆구리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문성현 역시 마무리에서 내려온 뒤 7경기 11.57 부진에 팔꿈치 부상까지 겹쳤다. 후반기 2.45로 버팀목이 됐던 김태훈마저 이탈하자 홍원기 감독은 "괴롭다"는 말까지 꺼냈다.   

키움은 10일과 11일 3위 경쟁팀 kt 위즈와 마지막 2연전을 치른다. 이닝이터 안우진마저 손가락 부상으로 등판할 수 없는 상황, 지친 불펜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선발을 맡을 한현희와 타일러 애플러의 책임감이 그 어느때보다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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