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내야수 강백호. ⓒ곽혜미 기자
▲ kt 내야수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kt 강백호가 데뷔 후 처음으로 희생번트를 댔다. 

kt가 1점 앞선 9회 심우준의 볼넷과 조용호의 안타로 무사에 주자 2명이 나갔다. 무사 1, 2루 절호의 기회에서 '천재' 강백호의 타석이 돌아왔다. 추가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강백호는 타격이 아닌 희생을 택했다. 양현의 초구가 스트라이크가 되자 3루 쪽에서 사인이 나왔고, 강백호는 2구에 투수 쪽 희생번트에 성공했다. 강백호의 데뷔 첫 희생번트였다. 그러나 강백호의 희생은 추가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kt는 결국 2-1,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3위를 되찾았다. 

강백호는 2018년 데뷔 후 567경기 2474타석 동안 단 한 번도 희생번트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타율이 0.318에 달하고, 홈런도 85개나 친 천재 타자에게 희생번트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최근 뚝 떨어진 타격감이 이유일 수 있다. 강백호는 8일과 9일 수원 NC전에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4일 KIA전과 6일 한화전에서 9타수 4안타로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7일 한화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 차례 멀티히트 경기를 포함해도 9월 25타수 4안타로 타율 0.160에 머물고 있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8월 17일 후 20경기 성적은 타율 0.197, 출루율 0.271, 장타율 0.276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경기 내용을 보면 슬럼프 때문이었다고 단정짓기도 어렵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오늘은 선발(정찬헌)과 상대 전적이 좋아 선발로 나간다"며 "타격 훈련을 보니 괜찮을 것 같다. 차라리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것보다 지금 슬럼프가 낫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강백호는 이강철 감독의 기대대로 지난해까지 8타수 4안타 1홈런으로 강했던 정찬헌 상대로는 안타 2개를 쳤다. 그런데 9회 승부처에서는 사이드암투수 양현에 맞서 강공이 아닌 희생번트를 댔다.

벤치 판단이라면 박병호가 빠진 가운데 어떻게든 1점을 더 짜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지만, 자신의 선택이라면 강백호 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렇게 강백호의 커리어에 '희생타 1'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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